‘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1.2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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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은 울산외고2
한 때 SNS에서 사람들의 입에 엄청나게 오르고 내리며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기도 했던 유명한 과자, ‘허니버터칩’. ‘없어서 못 산다’라고 할 정도였고, 운이 좋아 여러 개를 구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 나오는 허생처럼 사재기를 하며 후에 다시 비싼 값으로 팔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 과자를 사려고 편의점을 내내 들락날락했으며, 만약 구할 수 있다면 소비자가의 몇 배나 되는 돈을 주고 사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사람들이 그렇게나 큰 관심을 보이는지 궁금했다.

얼마 전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의 책 ‘허니버터칩의 비밀’이 출간되었고, 그 유명한 과자의 출시 과정이 공개되었다. 그 해답은 다름 아닌 ‘발상의 전환’이었다.

“가장 배가 부른 오후 1시 30분, 해태제과 팀장급 이상 직원에겐 불시에 7층 회의실에 모이라는 호출이 갑니다. ‘고통의 과자 파티’가 시작되는 순간이죠. 달콤한 허니버터칩도 고된 시식의 반복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신정훈 사장은 시장조사에 주목했다. 시장조사 결과, 다른 옥수수스낵, 쌀 스낵군 등 다른 종류의 과자에는 짠 맛, 고소한 맛, 해물 맛, 옥수수 맛 등과 함께 단맛이 꼭 있는데 감자칩에는 단 맛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감자칩에는 단맛이 있을 수 없는가’라는 발상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그 때가 국내 처음으로 단맛의 감자칩인 허니버터칩의 기획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공장에서는 만들기가, 영업에서는 팔기가, 마케팅에서는 홍보하기가 어렵다며 반발을 했다.

신 사장은 그들을 설득하고 결국 ‘허니버터칩’을 출시했고, 지금은 출시 8개월 만에 매출 521억원을 기록하며 많은 수의 모방제품들이 따라 만들어질 정도로 성공한 과자가 되었다.

이 외에도 현대 경영에서 ‘발상의 전환’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휴대전화는 통화나 메시지 보내기 외에도 많은 기능을 가질수록 좋다’는 일반적인 우리의 인식과 달리 직관적이며 단순함을 가장 우선시 한 아이폰을 만들어 냄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가구업체들이 고도화된 고객맞춤형 디자인과 편의성을 토대로 시즌별 다양하게 가구를 출시하겠다는 판매 전략을 세우는 동안 이케아는 기능성을 핵심으로 하며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는 가구를 제작함으로써 세계 1위 가구 기업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할 수 있었다.

또한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인 구글(Google)의 경우도 그렇다. 다른 검색 서비스 웹사이트들과는 달리 매우 간단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화면 한 가운데 검색창만 띄워져 있는 첫 화면을 구상해 내었고, 결국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카드가 이 ‘발상의 전환’을 했다고 할 수 있다. Zero카드가 대표적인 예이다. 다른 카드사에서 전월 실적, 할인한도, 사용 횟수, 가맹점 등을 복잡하게 구성해 마치 다양한 혜택을 고객에게 주는 듯 광고하지만, 오히려 고객들은 혼란스러움을 느낄 뿐이다. 이에 반해 현대카드는 이런 모든 것을 없애고, 모든 사용처에서 일정액을 적립해주는 단순함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남들과 조금 다르게, 조금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내가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을 때 ‘성공’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이 바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정영은 청소년기자 (울산외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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