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하며
[데스크칼럼]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1.2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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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이 향년 88세로 22일 새벽 서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빈소에는 고인의 서거를 애도하기 위해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당일 모든 정치일정을 미루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새누리당 추도 논평에서 “민주화 운동의 영웅이자 화신이었던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슴 깊이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의 거목으로,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큰 지도자였다”며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하며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전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도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울산에서는 23일 울산시와 5개 구·군에 분향소가 마련돼 시민의 조문행렬이 이어지면서 고인을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며 영면을 기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시절 23일간의 단식투쟁을 하는 등 온 몸을 다해 민주화를 위해 싸워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지도자 중 하나다.

14대 대통령에 취임해서는 금융실명제 실시와 하나회(육군사관학교 출신 인사들의 사조직) 척결, 5·18특별법 제정 등 우리 사회의 개혁을 위해 강단있게 일했다.

3당합당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 김 전 대통령에게 지워질 정치적 책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민주화에 대한 고인의 업적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한 고인의 민주주의 정신과 철학은 민주주의 위기를 맞은 지금, 민중의 염원을 담은 시대적 명언으로 기억돼야 할 것이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좌우명으로 삼은 김 전 대통령은 단호하고 무모할 정도의 돌파력으로 사회개혁을 추진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경쟁자 관계에 있으면서 경쟁과 협력을 이뤄냈다고 한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80년대 전두환 신군부 때 평생의 경쟁자인 김대중, 김영삼 세력은 민추협으로 한데 뭉쳐 독재와 싸웠고 직선개헌을 쟁취했다”고 했다. 물론 이 말은 당내 지도부의 대승적 협력을 요구하는 것이긴 하지만 여야 협력에 인용하고 싶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여야가 한 마음이 됐다. 여야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전날(22일) 정치일정을 미루면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로 향했다.

지금의 국회를 보면 여야가 사사건건 당리당략을 내세워 충돌하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선거구 획정, 예산안 심사, 노동개혁·경제활성화 입법 처리 등 어느 것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오죽하면 식물국회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새누리당은 국정을 이끌어갈 동력을 상실한 채 내년 선거를 둘러싼 친박 논쟁으로 권력 다툼에 빠져 있다. 새정치연합은 계파간 세력다툼에 빠져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다.

정치권이 합의가 없이도 정치일정을 미루면서 한마음으로 조문했던 것처럼 당리당략의 작은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역사를 바라보는 큰 정치를 선보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박선열편집국 / 정치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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