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부지에 대한 소고
울산시립미술관 부지에 대한 소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11.1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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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부지를 두고 울산지역 문화계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문제는 당초 미술관을 지으려던 중구 북정동 북정공원(옛 울산초등학교) 부지에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출토돼 부지 변경이 불가피해 지면서 시작됐다.

당초 건립 예정부지인 북정공원 내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에서 조선시대 울산 객사(客舍, 외국사신이나 중앙에서 내려오는 관리가 묵는 숙소) 터가 발굴됐고 객사 터에는 학성관, 제승문, 남문루, 우물 흔적이 확인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울산객사가 보존 가치가 높아 북정공원에 미술관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공식 입장을 지난 7월 울산시에 전달했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대체부지를 물색 중이다. 대체 후보부지로 중구문화의전당 인근 울산우정혁신도시 에너지 연구개발 클러스터 용지를 예상하고 있다.

전체 3만여㎡ 중 시립미술관 부지로 2만2천550㎡가 거론된다. 시는 이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전체면적 1만7천㎡ 규모의 시립미술관을 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주차 가능 대수도 200대에 이른다.

지난 2012년 9월부터 추진해온 울산시립미술관 예정부지는 문화재 발굴 조사가 끝난 후 당초 울산시가 지정한대로 역사공원이 조성된다.

물론 울산시도 새로운 시립미술관 부지를 확정한 상태는 아니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다.

문제는 울산지역에서 미술관 위치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개인이나 단체들의 의견도 다양하다. 현재 추진 중인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에 건폐율을 늘려서라도 계속 추진하자는 의견과 혁신도시로 이전하자는 의견 등 다양하지만 대부분 중구에 한정해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립미술관인데 왜 반드시 중구에 건립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100%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역 이기심을 버리고 시민들이 충분히 예술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대체부지 물색의 필요성이 필요하다.

일부 시민들의 의견처럼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변을 이용한 대체부지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

세계에는 강변에 위치한 훌륭한 미술관이 수없이 많다. 뉴욕 허드슨 강변의 미술관인 클로이스터스(THE CLOSTERS) 미술관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세느 강변에 자리한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 이 미술관은 소장품 중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을 비롯한 19세기 인상파 작품 전시로 유명하다. 독일 라인 강변을 따라 대표적인 슈테델 미술관 등 수많은 박물관이 즐비하다.

영국 템스 강변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비롯해 스페인의 네르비온 강변의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등 세계에는 도심의 강변에 위치한 미술관 산재해 있다.

우리나라도 남한강과 북한강 주변의 수많은 갤러리가 들어서 있어 작가들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애호가들은 갤러리를 즐겨 찾는다.

울산에 태화강이 도심을 남북으로 나눠 유유히 흐르고 있다. 이 수려한 태화강을 이용한 시립미술관 건립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쉽다.

지역 분배성에 얽매이지 말고 시민들의 편의와 효용성에 가치를 두고 많은 시민들이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미술관은 작가와 관람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작품 관람을 통해 특징과 개성, 그리고 정신세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울산시립박물관은 울산시민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에 건립돼야 한다.

<이주복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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