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도 독립운동기념관 건립하자”
“울산에도 독립운동기념관 건립하자”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5.11.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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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맞아 기념관 건립 필요성 각계에서 제기

▲  지난 4월 6일 중구 병영에서 열린 3·1만세 재현행사 모습.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울산에서도 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하자는 주장들이 각계에서 나왔다.

지난 8월 22일 고헌 박상진 의사 추모사업회가 광복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울산박물관에서 연 학술회의에서 박걸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광복회의 기념사업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며 구체적으로 울산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울산독립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이규정)는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인내천바위 앞에서 인내천바위 건립 10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인근 지역을 울산독립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겠다고 밝혔다.

울산 출신 광복회의 총사령 박상진 의사의 증손자로 현재 북구 송정동에 있는 박상진 의사 생가를 관리하며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박중훈(61)씨도 지난 8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지역 독립운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울산지역 곳곳에 독립운동 관련 현충시설이 흩어져 있어 지역 독립운동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새로운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울산시 북구 송정동에 있는 고헌 박상진 의사 생가.

◇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와 관련 현충시설 현황

울산 출신 독립유공자는 95명으로 집계된다. 이를 국가보훈처의 분류에 따른 운동계열별로 보면 삼일운동 관련 유공자가 53명(55.8%)으로 가장 많다. 국내항일운동 관련이 14명(14.8%), 일본방면이 9명(9.5%), 의병 6명(6.3%), 학생운동 3명(3.2%)이 그 뒤를 잇는다. 군자금모금, 만주방면, 광복군이 각각 2명이고 조선어학회, 광복회, 미주방면, 중국방면이 각각 1명이다.

울산에서는 1919년 언양을 시작으로 병영과 남창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에 삼일운동 관련 유공자가 가장 많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하면 일본방면에서 활동한 인물의 비율이 높다. 이는 일본과 가까운 입지적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다시 훈격별로 분류하면 대통령표창이 35명(36.8%)으로 가장 많다. 애족장 33명(34.7%), 애국장 16명(16.8%), 건국포장 9명(9.5%), 독립장 2명(2.1%) 순이다.

울산출신 독립유공자의 훈격은 3등급인 독립장이 가장 높다. 조선어학회사건 관련으로 최현배 선생(1962년)과 광복회 활동으로 박상진 의사(1963년)가 포상됐다.

울산에는 중구 동동의 외솔기념관과 북구 송정동의 박상진 의사 생가를 비롯해 울주군 삼남면의 삼일독립운동사적비, 울주군 온양읍의 남창삼일의거기념비 등 13개소의 독립운동 관련 현충시설이 있다.

삼일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언양, 병영, 남창에서는 매년 만세 재현행사를 이어 오고 있다. 또 매년 광복절에는 박상진 의사 생가에서 박상진 의사 추모제가 거행되고 있다.

▲ 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

◇ 다른 지역의 독립운동 관련 기념관

현재 국가보훈처가 국가현충시설로 관리하거나 지원하고 있는 독립운동 관련 기념관(전시관)은 모두 53개소이다. 이 중 31개가 개인을 기리는 기념관이다. 독립운동의 특정 계열이나 주제를 대상으로 한 기념관으로는 광주학생독운동기념관,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등이 있다.

지역의 특정계열 운동 관련 시설로는 제천의병전시관, 대전삼일의거기념관, 청송항일의병기념관 등이 있다.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를 대상으로 한 기념관으로는 규모가 가장 큰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을 비롯해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밀양독립운동기념관, 부산광복기념관, 제주항일기념관 등이 있다. 면 단위의 독립운동을 조명한 전남 완도군의 소안항일운동기념관도 있다.

▲ 경상북도 독립운동관 내부.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경북 안동시 임하면에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돼 운영중이다. 이 기념관은 2007년 안동독립운동기념관으로 건립됐다가 2013년 경상북도독립운동관으로 승격했다.

경상북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8월 14일 새로운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 말 준공예정인 이 사업은 총사업비 302억원(국비 135, 도비 109.2, 안동시 57.8)이 투입된다. 부지 5만7천538㎡, 연면적 7천50㎡(지하 1층, 지상 1층)에 전시관과 교육문화관을 건립하고 신흥무관학교와 독립운동체험학습장 등을 조성하게 된다.

경북도는 이날 기공식에 이어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버스에서 만나는 경북의 독립운동사’ 래핑(wrapping)버스 운영도 시작했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북의 독립운동사 알리기와 주민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태극기와 선열들의 독립운동 활약상을 안동시내버스 6대 내·외부에 래핑했다.

이 버스 외부에는 ‘한국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이라는 슬로건이 선명하게 표현돼 있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 따르면 경북도는 2천81명의 독립운동유공자를 배출했다. 이는 전국 1만3천930명의 14.9%를 점하는 것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북도는 기념관 건립을 위해 2012년 8월 건립추진위원회 창립한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 기념관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지난해 2월에는 재단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고 건립추진단을 구성했다.

안동 시민 5천500여명은 이 기념관 건립을 위해 2002년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 경북 안동시에 있는 경상북도 독립운동기념관 전시물.

◇ 울산에 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되면?

독립운동기념관은 단순한 전시 시설을 넘어 독립운동사를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홍보는 물론 교육사업까지 펼치는 기능을 지닌다.

박걸순 교수는 지난번 학술회의에서 “기념관의 대상 범위를 특정 개인 중심에서 벗어나 울산의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로 확대하면 기념관 건립의 당위성은 명확해진다”며 “그렇게 하면 지역성과 전국성을 동시에 갖춘 기념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울산독립운동기념관이 세워진다면 전시주제와 대상을 네 가지로 구성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의 제안에 따른 구성은 제1부 ‘일제의 침략과 울산’, 제2부 ‘울산지역의 독립운동’, 제3부 ‘광복회의 독립투쟁’, 제4부 ‘울산인의 불굴의 독립투쟁’이다.

1부에서는 울산에 침투한 식민지 권력의 실태와 수탈정책의 실상을 전시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927년 울산군내 울산면과 하상면, 농소면 그리고 1929년 언양 일원에서 맹렬히 전개된 수리조합 설치 반대투쟁 등을 제시했다.2부에서는 울산지역에서 전개된 민족교육운동, 삼일운동, 청년운동, 여성운동, 종교운동, 신간회 울산지회 활동, 울산청년동맹 활동 등을 정리해 전시한다.

3부에서는 광복회를 중심으로 한 1910년대 비밀결사투쟁을 종한 전시한다. 울산독립운동기념관에 광복회 관련 주제를 명확히 하면 다른 기념관과의 차별성이 두드러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4부에서는 독립운동가의 훈격에 차등을 두지 않는 전시를 요구했다.

박 교수는 기념관 건립에 앞서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전문 학예직을 끊임없이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강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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