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 비상사태 선포
태국 방콕에 비상사태 선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0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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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反정부시위대 충돌 1명 사망 40여명 부상

軍, 병력 정부청사에 배치 정국혼란 극한 상황

사막 순다라벳 태국 총리가 2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정국혼란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막 총리의 비상사태 선포 직후 육군본부 인근에 집결해 있던 친정부 시위대는 자진 해산했으나 정부청사에서 농성 중인 반정부 시위대 수천명은 해산을 거부한 채 오히려 그 수를 불리고 있다.

정부청사 점거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 핵심 지도자인 잠롱 스리무앙 공동대표가 비상사태 선포 직후 반정부 시위를 계속할 것을 지시한 가운데 선관위가 집권당의 해체를 헌법재판소에 요청키로 결정, 정국혼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태국 현지 라디오와 TV방송은 사막 총리가 친-반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하자 질서 유지를 위해 군병력을 투입한 뒤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일제히 발표했다. 비상사태 하에서는 5인 이상의 집회가 금지된다.

정부는 발표문을 통해 아누퐁 파오진다 육군참모총장에게 질서유지의 전권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발표문은 “포고령에 따라 아누퐁은 특정지역에 대해 시민의 출입을 막을 수 있고 특정지역의 시민을 해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막 총리는 비상사태 선포 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현재 8일째 정부청사를 점거농성 중인 PAD 시위대에 대해 “아무도 그렇게 할 권한이 없다”며 즉각 해산을 종용했다. 그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풀기 위해 방콕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며 “군 경이 이를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막 총리는 이어 방콕 시민들에게 비상사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고 수일 내에 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간 통행금지령은 내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민-민 충돌=앞서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가 이날 새벽 2시께 정부청사 주변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으며 이중 3명은 총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반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군은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400여명의 병력을 정부청사 주변에 배치, 경찰과 함께 질서유지에 나섰다. 아누퐁 육참총장은 군 배치 후 TV방송을 통해 “평화 회복을 돕기 위해 군이 병영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막 총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육군본부 인근에 집결해 있던 친정부 시위대는 이날 오전 자진 해산했으나 정부청사에서 농성 중인 반정부 시위대 수천명은 해산을 거부했으며 오히려 그 수가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PAD 핵심 지도자인 잠롱 공동대표는 비상사태가 선포된 직후 반정부 시위를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잠롱은 시위대에게 “사막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PAD 지도부를 체포하는 것 뿐”이라며 “여러분 모두 여기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면 공간이 부족해서라도 우리를 감옥으로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당 해체 위기=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사막 총리가 총재를 겸하고 있는 집권 정당연합의 중심당인 국민의힘(PPP)의 해체를 헌법재판소에 요청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정국은 더욱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선관위는 작년 ‘12.23 총선’ 당시 선거 부정과 관련, 헌법 237조에 따라 PPP의 해체를 헌재에 요청하기로 이날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 조항은 정당 간부가 선거 부정을 저질렀을 경우 선관위의 고발이 있으면 사법부는 소속 정당의 해체를 판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8일 용윳 티야파이랏 전(前) PPP 부총재 겸 하원의장이 작년 총선 때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판결, 그의 당선 무효가 확정됐으며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선관위는 이미 PPP 중심의 집권 정당연합에 참여한 찻타이와 마치마티파타야 등 2개 정당에 대해서도 또 다른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당 해체 여부를 판결해줄 것을 헌재에 요청해놓은 상태여서 연립정부의 붕괴마저 예상되고 있다.

탁신계 정당인 PPP는 작년 총선에서 다수의석을 차지한 뒤 다른 5개 정당과 연합해 연정을 구성했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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