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아저씨의 ‘크림빵’같은 봉사
빵아저씨의 ‘크림빵’같은 봉사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5.10.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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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장애학교·복지관에 빵·재능 기부
“특별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저는 빵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정(情)을 나눌 때도 빵으로 나눴을 뿐입니다.”

대기업을 등에 업은 제과점이 편의점보다 많은 요즘, 30년 가까이 동네 어귀를 지키는 있는 동네빵집이 있다.

울산시 북구 농소3동 하이밀베이커리가 바로 그곳이다. 하이밀베이커리는 인터넷 상에서 울산의 맛집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베이커리 대표 이채섭(53)씨는 이 동네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빵집아저씨’다.

이 대표는 맛있는 빵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장애학교와 노인복지관 등에 맛있는 빵을 나눠주고 빵 만드는 기술을 알려주는 재능봉사를 20년이 넘게 꾸준히 해온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는 현재 천곡문화센터 한글교실 어르신들과 천곡중학교 등 지역 학교 어머니들에게 빵만들기 재능봉사를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처음 봉사를 시작한 것은 20여년전 장애아동 전문 학교인 태연학교에 봉사활동을 다니는 단체를 알면서부터다.

그는 ‘좋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고싶어 빵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그렇게 여러번 빵을 챙겨주니 태연학교 선생님께서 학교에 한번 놀러오라고 하시더라”며 “학교에 가보니 아이들의 순수함에 반했고, 한편으로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진로가 걱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빵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장애아동과 인연이 된 이 대표는 태연학교에 이어 청각장애재활원인 메아리복지원에서도 빵만들기 교육을 진행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들에게 빵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땀을 흘리면서 겨우겨우 반죽을 하고 빵을 구워내면 그 뿌듯함은 더욱 컸다.

이 대표는 “살기좋은 이 동네에서 빵집을 오래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래야 많은 사람들에게 빵을 나눌 수 있을테니까”라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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