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등에 업은 제과점이 편의점보다 많은 요즘, 30년 가까이 동네 어귀를 지키는 있는 동네빵집이 있다.
울산시 북구 농소3동 하이밀베이커리가 바로 그곳이다. 하이밀베이커리는 인터넷 상에서 울산의 맛집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베이커리 대표 이채섭(53)씨는 이 동네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빵집아저씨’다.
이 대표는 맛있는 빵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장애학교와 노인복지관 등에 맛있는 빵을 나눠주고 빵 만드는 기술을 알려주는 재능봉사를 20년이 넘게 꾸준히 해온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는 현재 천곡문화센터 한글교실 어르신들과 천곡중학교 등 지역 학교 어머니들에게 빵만들기 재능봉사를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처음 봉사를 시작한 것은 20여년전 장애아동 전문 학교인 태연학교에 봉사활동을 다니는 단체를 알면서부터다.
그는 ‘좋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고싶어 빵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그렇게 여러번 빵을 챙겨주니 태연학교 선생님께서 학교에 한번 놀러오라고 하시더라”며 “학교에 가보니 아이들의 순수함에 반했고, 한편으로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진로가 걱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빵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장애아동과 인연이 된 이 대표는 태연학교에 이어 청각장애재활원인 메아리복지원에서도 빵만들기 교육을 진행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들에게 빵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땀을 흘리면서 겨우겨우 반죽을 하고 빵을 구워내면 그 뿌듯함은 더욱 컸다.
이 대표는 “살기좋은 이 동네에서 빵집을 오래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래야 많은 사람들에게 빵을 나눌 수 있을테니까”라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