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전문대-산업체 삼위일체 협업 중소기업 맞춤형 인재배출”
“특성화고-전문대-산업체 삼위일체 협업 중소기업 맞춤형 인재배출”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5.10.2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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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울산과학대 환경화학공업과 학과장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 사업’은 중소기업청이 교육부와 손잡고 하는 역점사업 중 하나다. 특성화고-전문대학-산업체가 3위 일체의 컨베이어벨트를 이룬 가운데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맞춤형 직업교육 시스템이다.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제5조,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59조에 따른 국책사업으로 부산의 3개 사업단을 비롯해 전국 17개 사업단이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울산과학대가 주축이 되어 울산공고 및 46개 중소기업과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맞춤형 기술인재를 해마다 배출해 오고 있다. 이 사업의 중심에는 울산과학대 환경화학공업과 학과장을 겸해 ‘울산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학성 교수(57)가 자리를 잡고 있다.

‘중소기업기술사관 육성 우수사업단’ 6년연속 영예

편의상 ‘중소기업 기술사관 학교’로 줄여 부르는 울산과학대의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 사업단’이 큰일을 저질렀다. 중소기업청에 의해 6년 내리 ‘우수사업단’으로 뽑힌 것이다. ‘우수사업단 선정’은 전국 17개 사업단 중에서도 한 해에 2∼3개 사업단에게만 돌아오는 대단한 영예다. 그 영예를 6년 연속 거머쥐었으니 ‘큰일 저질렀다’는 말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사업 시작 첫 해부터 ‘사업단장’ 직을 맡아오고 있는 김학성 교수를 만난 것은 지난 23일 오후 그의 연구실. 울산과학대 서부캠퍼스 1공학관 서쪽 끄트머리의 5층에 서재나 다름없는 그의 연구실이 있다.

1차 직무평가 시험감독이 막 끝난 시간대라 했다. ‘직무평가’란 옛날 같으면 ‘중간고사’다.

연구실 한 모퉁이에 특별히 눈길 끄는 것이 하나 있다. ‘오실로스코프(oscilloscope)’라는 초(秒) 단위로 전압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전자신호 장치다. “잡념 안 생기게 일부러 설치해 두었죠.” 정신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장치라고도 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김 교수는 취미가 명상(瞑想, meditation)이고, 그 취미를 3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울산공고→울산과학대→중소기업, 취업률 75%

울산과학대 기술사관 육성사업단에 대한 소개를 먼저 부탁했다. 친절한 답이 이어진다. “우리 사업단은 울산공고 환경화학공업과와 호흡을 맞추고 있지요. 다른 특성화고에는 '정밀화학' 전공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해가 간다. 듣고 보니 전국 17개 사업단 중에서도 정밀화학 분야 기술사관 육성 사업단은 울산과학대 쪽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기술사관 예비생도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울산공고 환경화학공학과 1학년의 경우 입학정원은 70명. 그 중에서 중학교 내신성적이 좋은 학생 30명을 따로 선발해 ‘별도반’을 구성한다. 이들 중소기업 기술사관 예비생도 30명에게는 정규과정 외에 특별과정 500∼600시간이 따로 주어진다. 특히 ‘기초화학’에 대한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울산시교육청에서는 교육부의 기술사관 육성사업비를 별도로 지원한다.

특성화고-전문대학의 기술사관생도의 교육 기간이 처음에는 5년이었다. 울산공고 환경화학공업과 1·2·3학년 과정과 울산과학대 환경화학공업과 1·2학년 과정을 합친 5년 과정이 그것. 그러나 검토 끝에 올해부터는 1년 과정을 줄였다. 울산공고 1학년 과정을 없앤 것이다. 울산과학대 중소기업 기술사관생도 자격은 이 과정을 충실히 마치고 울산공고 환경화학공업과를 졸업한 학생 30명에게 주어진다. 2012년부터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번에는 김 교수가 먼저 말문을 연다. 기술사관 생도들의 취업률 이야기다. “요즘같이 청년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취업 얘기를 빼놓을 순 없겠지요.” 하긴 기술사관 육성사업의 최종 목표도 좋은 인재를 양성해서 사회에 배출하는 것 아닌가.

김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울산과학대의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사업에 참여한 학생 가운데 2015년 2월 기준으로 대학 졸업생은 24명이고 이들 중 18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취업률이 75%를 기록한 것이다. 이들 18명 가운데 17명은 사업단과 협약을 맺은 중소기업에 이미 취업했고 또 이들 중 10명은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되어 복무 중이다. 나머지 7명은 올해 해당 중소기업에서 신청해서 내년에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25%에 해당하는 6명은? 다른 기회도 엿볼 겸 대부분 군 복무를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기능요원’ 되면 중소기업서 병역특례

중소기업 취업 직후 연봉 2,300만원 안팎

잠시 ‘산업기능요원’에 대한 추가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병역의무가 있는 사람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현역으로 복무하는 대신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 대체복무를 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술사관 생도들이 ‘산업기사 자격증’을 따면 병역특례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군대에 가는 대신 병역특례 중소기업 35개월간 근무하면 병역의무를 다하는 셈이 된다. 보충역에 해당된다면 26개월 근무만으로 족하다.

이 문제 때문에 사업단은 기술사관 생도들이 ‘산업기사 자격증’을 거뜬히 딸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과학대 2학년 말에서 3학년 초 사이 집중적으로 특강을 베푸는 것이다.

일단 산업기사 자격증을 따면 100점 만점에 20점의 병역특례 가산점이 주어진다니 적은 점수가 아니다. 이때 병역특례 기술사관 생도를 받아들이는 중소기업은 자동적으로 병역특례기업의 지위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울산과학대의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 사업에 협력키로 협약을 맺은 중소기업은 울산의 KS케미칼, 태화환경을 비롯해 46개 기업이며, 이 중에는 대구지역 기업도 들어있다.

기술사관 생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했을 경우에 받는 초임은 얼마나 될 것인지도 궁금했다. 김학성 교수는 ‘비교적 괜찮은 수준’일 거라 귀띔한다. 병역특례 혜택에 2천300만원 안팎의 연봉이 돌아온다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었다.

6년 연속 쾌거에 멘토링 활성화-명상연수 한몫

울산과학대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사업단이 6년 연속으로 우수사업단에 선정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국내 유일의 정밀화학 분야 사업단이란 사실 외에 기술사관 생도 교육의 특색에서도 찾을 수가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 첫 번째는 ‘멘토링의 활성화’다. 120명을 헤아리는 NCN(울산전문경력인사센터) 즉 ‘돌아온 공장장 모임’의 회원들을 기술사관 생도들의 멘토가 되도록 연을 맺어주는 일이다.

“NCN 회원들의 공이 크지요. 기술사관 생도들이 기업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체 전반의 흐름은 물론 생존 방법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는 덕분이지요.” 올해만 볼 때 멘토링은 연간 5차례 남짓 진행된다. 멘토링에는 특강 외에 중소기업체 방문도 포함된다.

두 번째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명상연수(瞑想硏修)’다. 이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김 교수의 작품이라 해서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을 뒤져 서울 청담동과 삼성동에 명상연수 교실을 차리고 있는 공명(空明) 서무태 선생을 특별히 초빙했다. 여름방학 중 2박3일 동안 경주 한화콘도에서 가진 명상연수는 제법 반응이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멘탈테라피스트’, ‘힐링명상지도자’로 통하는 空明 선생은 미국에서 프로야구선수로 활약하던 박찬호씨에게 명상연수의 연으로 13년 넘게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분이다. 세계는 지금 명상중이란 두 번째 저서의 ‘현존’이란 글에서 “현존이 아니라 이미 지나고 죽어있는/ 과거의 기억을 끌어오고 싶은가?/ 과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한/ 새로운 나는 태어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긴 분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현장실무연수다. 지난 여름방학, SK 울산콤플렉스 교육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실무능력 향상을 목표로 연수를 진행했다. 그러나 썩 효과적인 것은 아니어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울산테크노파크 안에서의 실무연수도 있다.

경북대 출신이지만 강단 잔뼈는 울산에서

술-담배 모르고 부인과는 ‘복산성당 교우’

김학성 교수는 대구 출신으로 경북대학교와 인연이 깊다. 경북대 사대부고를 나와 경북대에서 물리화학을 전공하며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쳤다. 박사 후(Post-Doctor) 과정은 미국 휴스턴대학에서 이수했다.

하지만 1994년에 울산과학대 교수 자격으로 강단에 섰고 햇수로 21년이나 됐으니 강단의 잔뼈는 울산에서 굵은 셈이다. 김 교수는 사업단의 영예와 자신의 성공이 대학당국의 명성과 같은 학과 동료교수들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배려와 도움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강조한다.

하기야 올해로 개교 41주년을 맞이한 울산과학대(총장 허정석)는 자랑거리가 어디 한둘인가. 교육역량강화 사업에 6년 연속으로 선정돼 전국 전문대학 중에서는 ‘최다’를 기록한 바 있고, 2011년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 즉 WCC 평가 사업에서는 1위로 선정될 만큼 경쟁력도 탄탄하다.

또 지난해에는 교육부 주관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에도 선정이 됐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매년 70%를 웃돌 만큼 전도유망한 대학이 아닌가.

10개월 아래인 황성희 여사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둔 다복한 가장이다. “연상의 복은 없었나 보죠.” 웃는 표정이 더없이 밝다. 황 여사의 권유로 약 30년 전 결혼과 동시에 가톨릭에 입문했고, 지금은 박영철 울산시의회 의장이 다니는 중구 복산성당 교적에 부인과 함께 이름을 올려놓았다. 건강과 가정을 위해 술과 담배는 일부러 멀리한다.

글= 김정주 논설실장/ 사진=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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