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9.0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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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던 일이 있다. 중국의 수도에서 열렸던 베이징올림픽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개인의 영광과 국가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들은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런 운동선수의 신체는 건강함의 상징이요, 활기가 넘쳐흐른다.

상대방을 제압하고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우리나라 선수가 그의 부모님과 인터뷰 하는 장면을 보노라면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부모님들이 하나 같이 건강하고 신체가 건장하다는 것이다. 부모가 건강해야 자식이 건강하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따라서 각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된 선수들은 그렇게 건강한 부모로부터 육체를 물려받았다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부모로부터 받은 건강한 육체를 바탕으로 하여 그들은 세계정상에 우뚝 서 올랐다. 부모로부터 받은 훌륭한 육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이요 재산이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감격적인 눈물을 쏟으면서 그들이 빠트리지 않고 하는 말은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다.

아버지께도 고맙기는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어머니의 뱃속에서 10개월 여 동안 자신의 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리라.

효경(孝經)에 보면 공자가 제자들에게 이르기를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불감훼상효지시야(不敢毁傷孝之始也)”

라는 말이 나온다. 즉 “우리의 몸과 터럭에 이르기까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니 감히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부모님께 효도를 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는 것이 효의 근원이라는 옛 성인의 말은 두고두고 머리에 새겨 둘 만한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면 세포가 수축되고 피부의 탄력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피부의 노화는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 쭈글쭈글해지는 추한 모습이 아니라 삶의 아름다운 흔적이다.

또한 자신이 그동안 살아왔던 육체의 이력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이러한 아름다움과 자연적인 이치를 거역하고 강제적으로 주사액을 주입하고, 메스를 들이대어 볼을 통통하게 만드는가하면, 처진 눈꺼풀을 끌어 올려 젊게 보이게 만든다고 한다. 텔레비전 화면에 자주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리모델링(?)을 했기 때문이라는 웃지 못할 사연들이다. 의술(醫術)의 발달이 가져다 준 혜택인지 아니면 부질없는 행동일지 모를 일이지만 성형이라는 이름으로 억지수술을 하는 경우는 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이들은 조상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자신의 몸을 훼손한 것이다. 부득이하게 사고로 인하여 생긴 흉터를 없애기 위한 것이나 선천적인 결함에 의한 수술이라면 도리가 없을 것이지만.

올해에도 추석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고향을 찾을 것이다. 살아계시는 부모님께는 소중한 몸을 주셨다는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해야할 것이고, 먼저 이승을 떠나신 부모님께는 정성껏 차례를 올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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