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아파도 나홀로… 老年, 고독감 공포‘위험수위’
외로워도 아파도 나홀로… 老年, 고독감 공포‘위험수위’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5.10.0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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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울산지역 노인학대 111건 자기 방임도 2배 늘어
▲ 1일 울산의 한 무료급식소 앞 소공원에 자리한 정자에서 어르신들이 비를 피하며 무료 급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미선 기자

2일은 19번째 ‘노인의 날’이다. 노인문제에 대해 세계적,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노인의 날을 맞아 울산지역 노인들의 현실을 살펴보고 노인복지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노인복지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울산시 동구 일산동 A(81)할아버지의 일과는 대문 옆 과수원을 살피고 TV를 보는 게 전부다. 이른 아침 미숫가루 음료 한잔과 늦은 오후 삶은 밥, 그리고 차디찬 반찬 몇가지로 끼니를 때운다. 5년여 전 무릎 수술을 받은 후로 외출 횟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중구 다운동에 살고 있는 B(67)할머니는 최근 다니던 복지관을 그만뒀다. “혼자 적적하게 지내지 말고 뭐라도 배워보라’는 주변 권유로 복지관에 나가긴 했지만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보름 만에 포기했다. “그냥 속 편하게 집에 혼자 있는 편이 더 좋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고령화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고독사’나 노인학대 등이 대표적이다.

노인들의 외로움에 호소한 ‘묻지마 관광’이나 건강식품 ‘떳다방’ 등 범죄들도 끊이지 않는다. 피해 노인 대부분이 ‘아들, 딸 같아서’, ‘말동무 삼아, 재미삼아’ 범죄인 줄 알면서도 당해주는 경우다.

1일 울산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학대는 111건이 발생해 2013년 110건, 2012년 106건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학대행위자(중복집계)별로는 자기방임(본인)이 48명(37.5%)으로 나타났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를 방치하는 이들이 전년도(15.6%)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면 친족(배우자,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자녀)은 지난해 74명(57.8%)으로 전년도(80.6%)에 비해 줄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울신지역 만65세 이상 노인은 10만412명으로 전체 인구(116만9천768명)의 8.5%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홀로 사는 노인은 2만3천838명이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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