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경찰, 지구대 ‘선호’ 본서 ‘인력난’
울산지역 경찰, 지구대 ‘선호’ 본서 ‘인력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9.0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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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평가 유리·개인시간 확보
상대적 박탈감… 대책마련 필요
업무 강도, 근무평가와 승진 등의 이유로 울산 경찰들이 지구대와 기동대 근무를 선호하면서 본서 일부 부서는 직원을 ‘모셔’와야 하는 상황이다.

9일 오전 남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사고조사계 사무실 분위기는 침울했다. 직원 1명을 충원하기 위한 보직공고 마감일이지만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원 대비 부족한 인원은 2명. 업무 분담을 위해 1명이라도 우선 충원하자는 계획으로 낸 공고였다. 직원들이 직접 전화해 지원을 독려하기도 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교통사고조사계 직원은 “지구대나 기동대에 있는 직원들에게 지원 좀 하라고 전화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한가지”라며 “근무평가 잘 받는 지구대가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름 전 갑작스런 인사이동 탓에 충원에 나섰던 남부경찰서 정보보안과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직원 구하기에 실패한 해당 과는 결국 내년 2월 정기인사까지 인력보충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현상은 일부 부서의 문제가 아니다.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부경찰서의 대부분 부서가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중부서나 울주서, 동부서 등 다른 경찰서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대다수의 경찰이 지구대와 기동대 등 한정된 부서를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해석된다. 업무 강도가 비교적 적으면서도 근무평가를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외 개인시간이 확보되고 특진 등의 혜택도 큰 장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과 3년 전만해도 지구대보다는 본서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우스갯말로 ‘빽’이라도 써야 본서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지구대 인력이 늘고 관련 업무도 분담되면서 오히려 일하고 싶은 곳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다들 외면하는 부서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하면 뿌듯함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스스로 모자라서 이런 업무를 하고 있나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호소했다.

한 경찰 간부는 “같은 대우를 받는다면 업무가 편하고 승진이 잘 되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본서가 왜 기피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지 따져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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