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울산 12경’ 재정비 신중에 또 신중
[데스크칼럼]‘울산 12경’ 재정비 신중에 또 신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8.31 2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가 지역 관광의 대표 얼굴로 대내외에 알려온 ‘울산 12경’ 정비에 나선다고 한다. 앞으로 ‘12경’이 될지, 아니면 ‘8경’으로 줄어들지는 후보지 추천을 받아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2002년 처음으로 ‘울산 12경’이 선정된 후 13년 만에 울산의 관광 대표 얼굴을 대폭 바꾸는 셈이다.

울산시가 ‘울산 12경’을 정비하겠다는 이유는 이렇다. 최근 울산대교를 비롯해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태화루 등이 새로 조성돼 관광 인프라가 확대 구축돼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울산 12경’은 울주군에 7곳, 북구 2곳, 중·남·동구에 각각 1곳이 지정돼 있다. 지역별로 보면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가운데 한 곳인 가지산사계와 신불산 억새평원, 파래소폭포, 서생면의 간절곶 일출, 온양읍 대운산 내원암 계곡, 언양읍의 반구대, 삼남면의 작괘천이 ‘울산 12경’에 포함돼 있다. 또 북구의 강동·주전 해안 자갈밭과 무룡산에서 본 울산공단 야경, 울주군과 중구에 걸쳐 있는 태화강 선바위와 십리대밭, 남구의 울산체육공원, 동구의 대왕암 송림 등이다.

‘울산 12경’은 울산에서 자연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을 각계의 의견수렴을 통해 선정한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직접 현장을 찾아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울산 12경’ 가운데 하나인 북구의 ‘무룡산에서 본 울산공단 야경’은 현장에서 야경을 만끽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야간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나 관광객이 아니면 공단의 야경을 구경할 수 없다. 그저 사진으로만 이게 ‘울산 12경’이구나 할 정도로 형식적으로 선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한 곳을 더 지적한다면 남구의 울산체육공원이다. 이같은 체육공원은 규모나 내용면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웬만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갖추고 있는 시설이다. 이런 체육공원을 전국에 ‘울산 12경’이라고 알리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도 든다. 또 울산에는 천년의 역사가 넘는 고찰도 있다. 석남사다. 전통사찰로 지정된 석남사는 전국에서 제일가는 비구니 수행도량이다. 물론 가지산사계라는 지역에 있지만 별도로 ‘울산 12경’에 포함시키는 것도 신중하게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 석남사는 지역민들 뿐 만 아니라 타 지역이나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관광명소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시는 이번에 정비하게 될 ‘울산 12경 또는 8경’을 올 연말 시민 의견 수렴과 각 단체별 추천지를 받아 심의위원회와 시의회, 시정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선정 과정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를 바란다. 울산의 대표적인 자연경관과 관광 상징이 될 ‘랜드마크’는 시민만이 누리고 체험하는 공간적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자원을 통해 국내 관광객은 물론 외국 여행객이 찾고 싶은 ‘12경이나 8경’이 돼야 한다. 한번 선정된 지역의 대표 자연경관은 오래도록 전국에 각인될 수 있도록 홍보하는데도 인색해서는 안된다. 울산은 산업도시 겸 자연경관이 빼어난 관광도시라는 점을 이 기회에 충분히 고려해 도시이미지를 재정비하는 작업도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울산 12경’을 선정하는데 있어 시간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시민들이 이것이야말로 울산을 대표하고 전국에 알릴만한 관광자원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후보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울산인의 자긍심이 다른 곳으로 퍼져 관광도시로 변모하지 않을까 싶다.

<최인식 편집국 부국장 >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