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사는 中이주민들의 ‘열린 상담창구’
울산 사는 中이주민들의 ‘열린 상담창구’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5.08.27 0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교 약사 조한미씨, 건강부터 가정·노동문제까지 해결사 역할

울산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면 찾아가는 약국이 있다.

울주군 청량면 덕하시장에 있는 동아약국 약사인 조한미(중국명 짜오한메이·57·사진)씨는 화교(華僑)이다. 조 약사의 부모는 중국에서 이주했다. 조 약사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까지 화교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중국어에 능통하다.

그가 화교라는 사실이 중국인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은 차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를 찾게 됐다. 건강이나 질환에 관한 상담은 물론 각종 생활에 관한 상담까지 그를 통해 한다. 멀리 있는 사람들은 전화로 한다.

중국인들은 병원에 가도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안 돼 애를 먹는다. 답답하기는 한국인 의사나 간호사들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는 조 약사가 전화로 통역을 한다. 그는 단순 통역을 넘어 의사들의 전문적인 설명까지도 중국인 환자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가 덕하에서 지금의 약국을 지킨 지도 20년이 넘는다. 덕하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외국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중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들도 어느새 부쩍 늘었다.

이주 중국인들에게는 한국어도 어렵지만 여러 가지 한국 사정도 녹록치 않다. 어려운 일을 당해도 속 시원히 털어 놓을 곳이 마땅치 않다.

이런 중국인들에게 조 약사가 근무하는 약국은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다. 조 약사는 약국을 찾아오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들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가정불화 등의 애로도 호소한다.

조 약사는 “이들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이라며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를 풀어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조 약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에 대해서도 의미 깊은 말을 전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잘 자라 우리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이 될 때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해질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그 부담은 우리 모두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귀일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