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날
무더운 여름 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8.10 2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찜통더위가 연일 전 국토를 뒤덮고 있다. 여름의 무서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요즘이다. 아무리 날씨가 덥거나 춥다고 해도 공무원들은 당직근무를 하게 되어 있다. 당직은 불시에 일어날지 모르는 각종 사고에 대한 대비와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조치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8월 첫째 주 일요일 저녁에 당직근무를 하게 되었다. 당직실에 들어가니 일직근무자들이 걸러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였다. 일직자들에게 낮에 발생한 민원사항들에 대한 인계를 받아보니 다양한 민원이 접수가 되어 있었다.

접수가 된 민원 대부분은 피서지에 주차 혼잡으로 인한 민원, 자신의 집 앞에 연락처가 없는 차가 있어 집에 들어가지 못하니 차량 번호로 차주를 찾아 연락을 해 달라는 민원, 피서지의 바가지요금 단속, PC방 금연단속, 관 매설에 따른 차량소통의 불편 등의 민원이었다. 관 매설에 따른 민원 전화는 5번이나 계속전화를 했다. 이런 민원전화는 담당직원을 통해 조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그렇게 해서 민원을 해결한다.

또한 그날 오후에는 폭염에서 탈출하고자 계곡에서 물놀이 하던 피서객의 익사사고도 접수가 되어 있어서 당직자들을 긴장시켰다.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면서 물놀이 사고도 계속 발생할 것이므로 여름철에는 모두가 물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어 찜통더위에는 장사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신의 건강을 자신이 지키도록 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의 폭염에는 누구나가 특별한 대책이 없다.

폭염은 사람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축과 농작물에도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자식처럼 키우는 가축이 폭염에 폐사 하지 않도록 물을 뿌리거나 선풍기를 틀어 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폭염 속에서 가축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모두가 폭염과의 싸움에도 힘들어 하는데 당직자들을 힘들게 하는 주취민원들이 어디에도 있는 것이다. 이들로 인해 치안센터 근무자나 소방서 근무자, 응급의료 센터 근무자 등이 더운 여름을 더 힘들게 만든다.

주간근무자들이 퇴근하고 야간근무를 하려 자리에 앉으니 전화가 온다. 내용을 들어보니 조금 전에 PC방 금연단속을 해 달라는 전화를 한 민원인인데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왜 단속을 하지 않느냐며 화를 낸다. 담당자가 곧 조치를 할 것이라고 대답을 하자 빨리 조치하라고 고함을 치면서 전화를 끊는다.

또 다른 전화가 소리를 낸다. 민원의 내용을 들어보니 작은 마트에서 동전을 안 바꾸어 준다고 조치를 해 달라고 한다. 참 난감하다. 전화를 끊고 그 마트에 전화를 해서 민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전화를 하는 사람이 노점 장사를 하는데 만 원짜리를 가지고 와서 잔돈으로 바꾸어 달라고 해서 몇 번 바꾸어 주었는데 자꾸 바꾸어 달라고 해 잔돈이 없다고 하니 화가 나서 당직실에 전화를 한 것이다. 이런 전화는 경청(敬聽)을 잘 해주는 수밖에는 별다른 묘안이 없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우리가 사는 지구도 열을 받아서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뜨거울 때는 시원한 비가 간절히 그립지만 이 더위도 곧 물려갈 것이다. 아니, 지난 겨울의 추위를 생각해 보면 못 견딜 것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폭염이 우리를 괴롭혀도 우리는 견디어 내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벌써 가을의 시작인 처서(處暑)가 우리를 향해 손을 내 밀고 있다.

행정기관 당직자들의 긴 여름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

<김봉대울주군청 문화관광과 >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