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자국 무성한 팔, 나에겐 영광의 흔적”
“바늘자국 무성한 팔, 나에겐 영광의 흔적”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5.08.06 23: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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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청 김현동 기획계장 4년간 83차례 ‘헌혈왕’
헌혈 위해 건강관리도
100번 채우는 게 목표
▲ 지난 5일 북구청 앞에 이동헌혈차에서 헌혈 중인 기획홍보실 김현동 기획계장.

“헌혈은 몸이 건강해야 남을 도울 수 있는 봉사입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도 좋지만 주는 사람은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울산시 북구청 기획홍보실 김현동 기획계장의 왼쪽 팔은 바늘자국 투성이다. 목욕탕에 가면 더러 오해(?)를 받기도 한다는 그의 바늘자국은 알고 보면 영광의 헌혈자국이다.

지금까지 83회의 헌혈을 한 김 계장은 북구청 내에서 ‘헌혈왕’으로 통한다.

지난 5일 북구청 앞에 이동헌혈차가 오자 김 계장은 또 버스에 올라 팔을 내밀었다.

사실 그가 처음부터 마음먹고 헌혈을 즐긴(?) 것은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처럼 학교나 군대에 이동헌혈차가 오면 하던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스무번이 넘게 헌혈을 이어오다 동료의 지인이 급히 수술을 해야돼서 수혈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선뜻 가지고 있던 헌혈증을 넘겨줬고 다행히 수술이 마무리됐다. 김 계장은 그때부터 헌혈을 ‘봉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 경험 후 틈만 나면 헌혈을 하러 갔다는 김 계장은 2006년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된다. 고혈압과 당뇨가 있어 헌혈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김 계장은 “헌혈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몸이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때부터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4년 동안 건강을 챙긴 김 계장은 2010년 다시 헌혈을 시작했다. 그렇게 헌혈 횟수가 늘어났고 50번이 넘었을 때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제는 헌혈의 집 직원들이 김 계장의 얼굴을 다 알아볼 정도다. 또 헌혈을 자주 하다보니 이제는 헌혈로 그 날의 컨디션도 체크한단다.

그는 “지극히 내 생각이지만 컨디션이 나쁠 때는 주사바늘이 굉장히 아프다”며 “그럴 때는 술자리도 피하고 조심해서 하루를 보낸다”고 웃었다.

헌혈 뿐만 아니라 장애인 학교인 태연학교에서 10년째 정신지체 아동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목표는 헌혈 ‘100번’을 채우는 것이다.

김 계장은 “몸이 허락한다면 100번의 헌혈 횟수를 채우고 싶은 마음은 있다”며 “헌혈은 건강도 체크하고 남을 도울 수도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헌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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