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기에 처한 농민들의 손을 맞잡자
삶의 위기에 처한 농민들의 손을 맞잡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7.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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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은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한다. 직장인들은 더욱 그렇다. 거리에는 패스트푸드 가게에 이어 커피가게, 빙수가게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 어디에도 우리 먹거리 때문에 걱정하는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식량 수입국이다. 2014년 현재 식량자급율은 22%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식량을 자급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삶의 기반을 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 식량 위기나 식량 무기화 현상이 나타나면 나라의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

우리 농촌을 들여다보자. 한여름이 되면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여름휴가를 다녀오느라 분주하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 만큼 휴식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직업도 많다. 그 중에서도 농민들이 대표적이다. 얼마 전까진 심한 가뭄에 마음고생이 심하더니 곧 이어질 태풍 소식에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 풍년이 들어도 가격 하락에 걱정, 흉년이 들면 먹고 살 일에 더 걱정. 농민들이 농업을 통한 행복 추구가 가능하도록 기본소득 개념을 도입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전면 수입을 미뤄온 쌀마저 올해부터 완전히 개방되었으며, 농산물 생산 대국인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과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었다.

또한 농산물시장 완전 개방과 함께 몇 년째 지속된 농산물 가격하락, 빈번한 자연재해와 조류독감 등 종식되지 않고 있는 가축 질병은 농업과 농촌의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이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농산물 시장 개방과 함께 농업 구조조정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농촌 인구의 감소, 농업 인력의 부족 및 고령화, 농가 소득 하락과 도농 소득격차 확대 등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이어서 식량의 해외의존 증대, 유전자조작 식품의 범람, 환경오염 심화 등 심각한 문제들이 양산되고 있다.

이제 농업과 농촌의 문제는 비단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다행스럽게 많은 분들이 귀농귀촌운동, 도시농업운동, 로컬푸드운동, 생활협동조합운동, 슬로푸드운동, 식량주권운동, 식생활교육운동, 학교급식운동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농촌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화로 인해 삶의 위기에 처한 농민들의 손을 맞잡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농업 · 농촌 · 농민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고 동참하는 일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으로 안정적인 고용을 유지하며 경제발전을 지속하고 있는 스페인, 캐나다, 이탈리아 협동조합의 배경에는 공동체 정신이 있다. 소비자인 도시민들은 농민들과 힘을 합쳐 안전한 먹을거리가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되도록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흙의 해’다. UN은 작년부터 3년 연속 식량과 농업 관련 주제를 선정하여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기아와 빈곤 해소, 생물 다양성과 환경보전, 농촌 지역경제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전 세계가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시 주부들과 직장인, 학생들은 각자 자기 생활 터전에서 농촌 체험, 일손 돕기와 같은 인적 교류와 생명농산물 직매장을 통해 공동체적 삶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점점 인정이 메말라간다. 하루종일 걸어 다녀도 흙을 밟을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청소년들이 햄버거, 피자, 돈가스 대신 건강한 한식 밥상을 찾게 만들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도 인성교육의 한 방법이다. 각박한 사회에서 가장 확실한 인간미 회복 비책은 우리 농촌과 도시가 함께하는 공동체적 삶이라면 너무 앞서 나간 것일까.

아동구 한국화학연구원 기획경영실장·열린교육학부모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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