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칼럼]금융상품도 리모델링 필요
[재무칼럼]금융상품도 리모델링 필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8.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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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 지난 옷을 ‘리폼’해서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입지 않는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바꿔 새로운 분위기를 낸다거나 성인 의류를 가방이나 아이 옷으로 변신시킨다.

이렇게 하면 지출을 줄이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분까지 낼 수 있어 1석3조다. 안 입는 옷을 리폼하거나 노후화된 주택이나 가게를 리모델링해 편의성과 분위기를 개선하는 것처럼 보험도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우선 바로잡아야 할 점은 ‘쏠림’과 ‘공백’이다. 10개의 보험에 가입해도 보장하는 내용이 비슷해 서로 중복되고 필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면 보험 본연의 효과를 충분히 살릴 수 없다.

특정 질병과 관련된 집안 내력과 직업에서 찾아올 수 있는 질병 및 사고 위험을 챙기고 이 부분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업무 특성상 사고로 골절을 당할 위험을 항상 안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보장이 충분하지 않거나 운전면허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 교통사고에 대한 보장만 잔뜩 채워져 있으면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걸친 것과 같다.

불필요한 보장이 있거나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했는데 중복되는 보장이 많으면 특약을 취소하는 등의 형태로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여러 상품에 같은 특약을 계약해 두면 해당 질병이나 사고를 당했을 때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험료를 내는 만큼 보장이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보장의 영역과 함께 보험회사로부터 보장받는 기간도 보험 포트폴리오를 리모델링할 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노후까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품이라면 보험료를 장기간 내고도 정작 필요할 때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판매된 지 오래된 보장성 보험 중에는 보장 기간이 60세 전후까지인 상품이 적지 않다. 자신의 보험이 여기에 해당되면 추가 보장을 통해 노후에 대한 준비를 강화해야 한다.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이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수입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험은 미래에 닥칠 지 모르는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고 불행이 닥치더라도 경제적인 타격으로 인한 가족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만큼이면 충분하다.

보장 내용을 넘치도록 늘릴 필요는 없다. 자신의 수입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가벼운 질병에 대한 보장을 지나치게 늘리는 것은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낭비하는 행위다.

보장 내용이 중복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어쩔 수 없이 보험 상품을 해약할 때에는 지켜야 할 순서가 있다. 무턱대고 보험료가 비싸거나 최근에 가입한 것부터 해약했다가는 포트폴리오가 엉망이 되고 만다. 최근에 출시된 상품이라고 해서 보장 내용이 과거에 비해 훌륭한 것만은 아니다. 우선 저축성 보험부터 손을 대는 것이 좋다.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이나 보장성 보험은 가급적 유지해야 한다.

/ 한국재무설계 울산출장소 fems2ksi@koreaf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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