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목판화
울산과 목판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6.1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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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시작한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이 올해 네 겹의 나이테를 둘렀다.

목판화 단일 장르로 열리는 전람회는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금속판화 등을 포함한 판화는 국제미술계에서 이미 독립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미술계에서 판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런 가운데 목판화만의 전람회가 울산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은 목판화계나 울산시의 입장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에 다녀간 관람객들은 목판화의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은 각각 독특한 목판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역사는 현대 목판화 작품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중국 난징(南京)예술학원 장팡(張放) 교수는 “한국 목판화의 정교하고 섬세한 특성을 잘 느낄 수 있었다”며 “한국 작품들이 판화언어를 잘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고 말했다.

장 교수가 말하는 ‘판화언어’란 판화 특유의 다양한 표현기법을 의미한다.

후루야 히로코(古谷博子) 일본 다마(多摩)미술대학 교수는 “세계 유일의 목판화 전람회인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전세계 목판화 작가들이 영감을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인사했다.

올해 페스티벌에는 베트남 작가들도 처음으로 참가했다.

베트남은 중국문화의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프랑스 식민통치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동서양의 미술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나라다.

8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울산을 찾은 베트남의 풍반팜 작가는 “이번 페스티벌 참가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일선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들이 직무연수에 참가해 제작한 작품 20여점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들을 출품한 교사들은 지난 1월 울산중등미술교과연구회 특수분야 직무연수에 참가해 목판화 제작법을 배웠다.

모두 미술을 전공했지만 목판화에는 여전히 생소했던 교사들이 새롭게 목판화의 매력에 눈을 뜬 것이다.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 운영위원회는 지난 1월 5일부터 9일까지 애니원고등학교에서 울산 지역 초·중·고교 미술 교사 30명에게 목판화에 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육에 참가했던 교사들은 교육과정이 유익했다며 차기 교육과정 개설을 요청하고 있다.

이 교사들의 체험은 교육현장에도 연결됐다. 이번 페스티벌에 중고생 단체 관람객이 많았던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일본의 계간 ‘판화예술(版畵藝術)’지 마쓰야마 다쓰오(松山龍雄) 편집주간은 ‘판화예술’지 가을호에 이번 페스티벌에 관한 내용을 싣겠다고 밝혔다.

1973년 창간한 이 잡지는 일본의 판화작품을 소개하는 잡지로 매호 약 1만부를 발행하고 있다. 이 잡지는 우리나라 판화작가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아직은 이 페스티벌이 초기 단계이다. 하지만 이 페스티벌이 국제목판화계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울산이 국제목판화의 메카로 부상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울산은 걸출한 문화콘텐츠를 추가로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 파급효과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귀일취재2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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