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은 ‘허준’
우리 선생님은 ‘허준’
  • 김규신 기자
  • 승인 2015.06.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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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노인시설 찾아 지극정성 수지침 봉사
▲ 울산 월평초등학교 윤진섭 교사가 노인들에게 수지침 시술 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봉사는 궁극적으로 재능기부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의 육체적, 심리적 치료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자비를 들여 노인들에게 수지침 시술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울산월평초 윤진섭(46) 교사는 자신의 봉사활동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윤 교사는 매월 한 두 차례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에 위치한 울산양로원과 연화노인요양원을 찾아 사비를 들여 노인들에게 수지침으로 사랑을 전한다.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인 2003년.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동료 교사들과 의기투합해 찾은 곳은 이곳 노인시설이었다.

이런 저런 도움을 드리며 노인들을 돕던 그에게 이들 노인시설 이사장을 맡고 있는 스님은 직업이 교사이니만큼 힘쓰는 봉사 말고 다른 특별한 봉사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마련한 것은 볼풀활동과 그림 낚시 등을 활용하는 치매 예방 특별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 다른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던 그는 수지침을 생각했다. 노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2005년부터 2년간 수지침 울산지회 등을 통해 공부, 자격증까지 취득했고 정기적으로 노인들을 만나 시술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수지침 시술만 하는 건 아니에요. 식이요법과 다채로운 운동법 등을 전파하고 있지요. 다만 공동 시설이다 보니 개인별로 특화한 음식을 접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움이지요.”

그는 수지침 시술과 관련해 특별한 2명을 기억하고 보람을 느끼게 해 준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위암 판정을 받은 할머니 한 분은 처음 만났을 때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누워 계셨다가 자신의 시술에 힘입었는지 반 년 간의 지극정성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고 4년 가량 더 사셨다고 했다.

또 다른 한 명은 할아버지였는데 불신을 신뢰로 바꾼 경우.

“통풍으로 발가락 기형이 왔고 백내장 등의 질환도 앓고 계셨지요.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으시고 시큰둥하셨어요. 그러다가 시술을 받은 뒤로 통증도 완화되고 보행도 원활해지면서 이제는 크게 반기세요. 누구 보다 먼저 저를 맞으러 나오셨답니다.”

윤 교사의 다음 목표는 노인들을 위한 심리치료다. 이를 위해 대학원에서 심리학 공부도 하고 있다.

“수지침 시술을 하면서 느낀 게 육체적 질병 치료 외에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분도 많더군요. 그래서 다시 도전하는 겁니다. 앞으로 박사 학위를 따내고 심리치료까지 병행해 노인들을 돕고 싶어요. 힘닿는 한 제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살 겁니다.”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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