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배려가 필요하다
운전, 배려가 필요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5.1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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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 차량의 교통사고가 민간보다 70%나 높다는 신문기사를 보니 나의 군 시절이 생각이 났다.

나는 군대를 가면서 군 복무시간이 아까워 이왕 하는 군 생활을 사회에 나와서 도움이 되는 복무를 하자는 마음으로 운전병으로 가기로 하고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군대를 갔다.

그러나 ‘약은 고양이 지 꾀에 넘어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운전병의 시련을 여기서 이야기를 할 수 없다. 한마디로 하자면 정말 갈 길이 아니었다. 차는 기름만 넣으면 저절로 가는 줄만 알았지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 그러나 그런 후회(後悔)는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군기가 바짝 든 이등병이 전입신고를 하자 대대장은 “운전을 할 때는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상대편이 내 차를 박을 것 같으면 미리 피해야 한다. 그것이 군대의 운전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속으로 ‘상대편이 내 차를 박는지를 어떻게 안단 말인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생각했다.

자대에 배치되어 이등병의 서툰 운전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 위험했다. 특히 야간훈련 시 라이트를 켜는 것이 아니라 작은 스몰라이트를 켜고 산길을 달리다 보면 어둠과 천하장사도 견딜 수 없는 눈꺼풀의 무거움은 운전병에게는 적보다 더 무서운 적이다.

동계훈련 때의 하얀 눈길은 길과 논·밭의 구별을 어렵게 하여 운전병을 이중삼중으로 힘들게 한다. 나 역시 그런 실수로 영창을 갔다가 돌아 온 적이 있어 군 차량의 교통사고들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작은 실수로 30개월의 복무기간에서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나의 생각대로 군대를 제대하고는 당초의 내 계획대로 되었다. 업무를 하면서 차를 몰아야 할 일이 많았는데 운전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운전은 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차량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차로인한 편리함이 오히려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누구나가 차로인한 스트레스를 남에게 주고 또 남에게 받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우리 사회에 왜 이렇게 차로 인한 피해가 증가할까?

평소에는 얌전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성질이 급한 사람으로 변하기 쉽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대부분의 도로는 정체현상을 빚고 있고, 그 와중에도 세치기 하는 얌체족들, 그리고 도로의 무법자들이 날뛰고 있어 선량한 운전자들도 서서히 험악한 운전자로 변해가고 있다. 이쯤에서 평소의 운전습관을 선량하게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운전대를 잡는 순간 누구나가 난폭한 사람이 된다. 그것은 결국 사람의 성격도 변화시키게 된다.

군대를 제대한 아들이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려고 한다. 나는 반가움 보다 걱정이 더 앞선다. 이 땅에서 차를 운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앞으로 그가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차가 주는 편리함에 따른 그 부작용을 그가 잘 극복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무사히 초보운전을 마치기를 바랄뿐이다.

운전을 하다가 가끔 군 시절의 대대장 말씀이 생각난다.

“상대편이 내 차를 박을 것 같으면 미리 피해야 한다”는 말을 이제는 조금 이해를 할 것 같다. 그 말은 운전을 할 때는 내 기준으로 운전을 하기 보다는 상대편을 배려하는 운전문화를 몸에 배어 운전을 하라는 뜻인 것 같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문화는 운전에 꼭 필요한 예의이다. 그것만이 즐겁고 안전한 운전이 된다.

<김봉대 울주군청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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