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를 생각한다
경차를 생각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8.14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유가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경차를 구입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계속된다면 경차의 인기는 계속 될 것이다. 그런데 IMF 사태 이후에도 한때 이런 상황이 있었다. 경차의 필요성에 대한 자각없이 경제성만을 가지고 구입했을 때 경제 상황이 바뀌면 또다시 외면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좀 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다. 석유는 화석에너지다. 다 퍼 쓰면 없어진다.

그러기에 흥청망청 다 써버린다면 후손들은 쓸 게 없어진다.

더 심각한 것은 석유는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온난화는 일부 잘사는 나라에서 원인을 제공하지만 그 피해는 전체 지구인이 감당해야 된다.

전자는 시간적인 이유에서 후자는 공간적인 이유에서 문제를 가진다. 따라서 경차를 타는 것은 이렇듯 시공간의 문제에서 접근해야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우리 사회는 외형을 중시해서 외형이 크면 품위도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옛 사람들은 “겉으로 화려하면 속으로 두려움이 많다”고 했다. 자신감이 적은 사람들일수록 외모에 치중한다는 뜻이니, 사람의 품위가 차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더 나아가서 경차 타는 사람을 합리적인 소비의식과 절약 정신으로 자신과 국가는 물론이요, 전 지구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볼 줄 알아야 한다.

경차를 타는 사람들도 단순한 경제적인 이유가 아닌 자원과 생명과 환경을 중시하는 애국자이며 인류를 사랑한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외관은 물론 실내도 깨끗이 하고 잘 정비해서 운행에 나서야 하고, 도로에서는 법규를 준수하는 모범적이며 인격적인 운전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거듭될수록 경차는 안전하고 주차하기 용이하고 좁은 길 다니기도 편한 차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며 경차 탄 사람도 돋보이게 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 안전 운운하는데 유럽이나 일본은 경차가 삼분의 일이 넘는다. 그래도 안전문제는 대두되지 않는다. 안전은 경차가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습관이요, 도로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즉 경차로도 충분히 안전한 도로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도로를 개선하고 요소요소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수시로 법규단속을 펴서 경차가 위협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철도 같은 대중교통수단을 확충해서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차량의 운행 거리도 줄이고 화석에너지도 줄일 수 있다.

‘경차를 탑시다!’ 라는 구호보다 ‘경차를 탈 때 손해를 보지 않는 인프라의 구축!’ 이것이야말로 정책 당국자가 신경 써서 할 일이다.

위정자들은 국민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금 등의 혜택을 더욱 늘이고, 언론 매체는 경차의 특장점을 널리 홍보하고, 국민들의 정신을 계도하는 종교인들은 시간과 공간적인 입장에서 경차를 타야하는 이유를 깨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알리는 노력을 펴야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모든 이에게 전세 집과 같다. 깨끗하게 사용해서 다음 세대에게 받은 그대로 돌려 줘야 하기 때문이다.

/ 정종식 논설위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