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 최요삼, 9명에게 새 생명을
뇌사판정 최요삼, 9명에게 새 생명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02 2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일 오전 법적 사망선고… 가족들 장기 기증 결정
2일 뇌사 판정을 받은 최요삼(35.숭민체육관)이 평소 입버릇처럼 되뇌던 이 말을 실현하고 떠나게 됐다.

늘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거나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해온 그는 3일 오전 0시 인공호흡기를 끄고 사망이 선고되면 최대 9명의 전국 말기 질환자들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눠주고 힘들고 기구했던 34년 삶을 마감하게 된다.

가족들은 닥쳐올 최요삼의 사망을 앞두고 가족회의를 통해 장기기증을 결정해놓았다.

결정이 힘들었지만 장기기증 절차도 지극히 신중하고 복잡하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날 오후 뇌사판정이 내려진 뒤 서울동부지검에서 장기적출 승인을 받는 한편,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장기 기증을 받을 환자 9명을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요삼은 2일 밤 미리 수술실로 옮겨져 수술 준비를 마치고 3일 오전 0시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며 사망이 선고되면 약 7시간에 걸친 장기 적출 수술을 통해 심장, 신장, 간장, 췌장, 각막 등 최대 9개의 장기를 이식자들에게 나눠준다.

아무나 장기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혈액형이 같아야 하고, 전국적으로 등록된 장기 이식 대기자 가운데 가장 응급한 환자부터 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서울아산병원의 설명이다.

장기 이식이 가능한지 검사와 대상자 선정 등 절차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2일 오후 2시 현재 몇 명의 난치병 환자들이 최요삼의 생명을 전해 받아 새 삶을 찾게 될지는 미지수다.

2일 오후 2시까지 간은 전북대병원, 심장은 삼성서울병원, 신장은 서울아산병원과 순천향병원, 각막은 서울아산병원에서 투병중인 말기 질환자들에게 건네주기로 결정됐을 뿐이다.

현재 췌장과 폐를 통해 새 생명을 건네받을 환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앞서 최요삼은 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뇌사판정위원회(위원장 이정교 신경외과 교수)로부터 만장일치로 뇌사 판정을 받았으며 3일 오전 0시 인공호흡기를 끄고 법적 사망이 선고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또 국민이 모아준 성금 중 순천향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치료비를 내고 남은 돈도 장례 절차 등이 모두 끝나는 대로 가족회의를 통해 최요삼의 유지를 살릴 수 있는 곳에 쓰기로 했다. / 연합뉴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