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典籍)에서 울산의 ‘중심풍속’ 찾기
전적(典籍)에서 울산의 ‘중심풍속’ 찾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4.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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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의 전승은 구비전승, 행위전승, 물질전승 등 3가지 방식으로 분류된다. 울산에는 어떤 풍속들이 있었고 그 중심풍속은 어떤 것이었을까.

지역 중심 풍속의 접근 방법론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전적(典籍) 속 풍속 조의 자료 검색이다. 객관적 자료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행위전승은 구비전승, 물질전승과는 달리 흔적이 중요시된다. 전적의 풍속 조에서는 그 지역의 중심풍속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지역의 민속놀이를 일관되게 기록해 복원의 중요한 바탕자료가 된다. 울산의 중심풍속 조가 있는 전적(典籍)을 연도순으로 살펴보았다.

『鶴城誌(1749)』에는 매귀악(煤鬼樂), 마두희, 영등신(盈騰神) 등 3가지, 『 山誌(1757)』에는 마두전(馬頭戰) 1가지, 『輿地圖書(1765)』에는 마두전 1가지, 『蔚山府輿地圖 新編邑誌(1786)』에는 매귀유(埋鬼遊), 마두희(馬頭戱), 각저희(角?戱) 등 3가지, 『慶尙道邑誌(1832)』에는 매귀유, 마두희 등 2가지, 『嶺南邑誌(1871)』에는 없음, 『彦陽縣邑誌(1880)』에는 마두전 1가지, 『嶺南邑誌(1894)』에는 마두희 1가지, 『蔚山邑誌(1899)』에는 없음, 『蔚山邑誌(1934)』에는 마두희, 매귀유, 영등제(盈騰祭) 등 3가지,『興麗勝覽(1937)』에는 매귀유, 마두희, 각저희, 영동제(榮童祭) 등 4가지를 각각 찾을 수 있다.

이상 1749∼1937년 사이 189년간 울산지역의 풍속을 기록한 전적 12종류를 살펴본 결과 총 19회가 기록되었다. 그 중 중심풍속으로 마두희가 9회(47.4%), 매귀악이 5회(26.3%), 영동제가 3회(15.8%), 각저희가 2회(10.5%) 순으로 나타났다.

‘마두희’는 힘찬 말머리 모양의 동대산이 바깥 바다로 나아가는 산세여서 옛 주민들이 울산의 정기가 바다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이해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 정기를 안으로 잡아당기기 위한 주술적 염원이 마두희라는 민속놀이(줄다리기)로 발전한 것이다. 울산의 마두희는 다른 지역의 일반적 줄당기기와는 달리 독창적인 스토리를 분명하게 지니고 있다. 그러나 후대로 전승되면서 독자성은 사라지고 말았다. 동·서편으로 나뉘어 벌이는 줄다리기에서 서편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일반적 풍속놀이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울산읍지 <학성지>에 그 첫 기록이 나타난다. 2012년부터 중구문화원이 중심이 되어 주민 화합을 위한 문화거리축제의 하나로 마두희 전통을 되살렸고, 해마다 재연되고 있다.

‘매귀악’은 ‘등광궐아괘보살’의 7자 가사(呵辭)가 중심어이며, 이 7자를 올바르게 해석하면 매귀악의 정체성을 밝힐 수 있다.〈학성지> 풍속 조에는 매귀악과 마두희, 영등신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른 전적과 달리 각각의 풍속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진 것이 특이하다. 특히 매귀악 부분에서는 섣달의 ‘매귀익히기’와 정월 보름의 ‘지신밟기’ 그리고 ‘포시(哺時=오후 3시 반∼4시 반)’에 행하는 ‘매귀악’을 각각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은 매귀악이 매귀익히기, 지신밟기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미리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가사를 미루어볼 때 불교에 바탕을 둔 울산만의 독창적 무명 밝히기 풍속으로 추정된다. 울산읍지 <학성지>에 그 첫 기록이 나타난다. 그 후 1988년 이유수의 ‘매귀악의 연구와 복원’, 1988년 김잠출의 ‘자료-매귀악과 마두희의 주해’, 2007년 김진곤의 ‘현곡 이유수의 매귀악의 연구와 복원에 대한 고찰’, 2008년 김성수의 ‘매귀악 가사 등광궐아괘보살 일고’ 2010년 성범중의 ‘국역 학성지의 매귀악’ 등을 함께 모아 수록한 울산 중구문화원(원장 김관) 발행의〈울산의 매귀악(2011)>이 있다. 2013년 12월에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센터는 매귀악(煤鬼樂)의 가치와 복원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각저희’는 씨름놀이다. 울산은 태화강 백사장, 동천 백사장과 같은 천연의 씨름장이 있었다. 제1회 공업축제(1967년)부터 제20회 공업축제(1987년)까지 태화강 백사장과 공설운동장에서는 12번의 씨름경기가 열렸다는 기록을 공업축제 팸플릿에서 찾을 수 있다. 작년에 울주민속박물관(관장 변양섭)은 과거 울산의 씨름 장사였던 김영길(75, 울주 온양), 도명복(77, 울주 서생), 박두진(77, 울산 남구), 이종진(71, 울산 중구)씨로부터 흥미로운 씨름 이야기를 들어보는 특별기획전 ‘씨름- 함 붙어 보까?’를 3개월간 진행한 적이 있다. 영동제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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