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가입과 사드(THAAD) 배치
AIIB 가입과 사드(THAAD) 배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4.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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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간 첨예한 이해득실 논의가 한창인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논란이다. 이러다보니 한반도를 둘러 싼 동북아 정세가 격동하고 있다. 장고 끝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는 가입했지만 중국이 반대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가 남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정부는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했었다.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당시 우리 정부에 AIIB 가입을 요청했으나 8개월간 눈치를 살피다 영국 등 주요 서방국가들이 가입 의사를 밝힌 후에야 뒤늦게 뛰어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AIIB 창설 멤버 지위는 확보했지만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참가한 국가는 현재 52개국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중에는 미국을 제외한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이 모두 참가했다. 참가 국가의 확대는 현재진행형이며 동북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과 북한이 참가하지 않았다. AIIB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ADB)등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의 주도로 설립되는 은행으로 아시아 · 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시아는 19세기 말 미·소 냉전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강대국의 패권주의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이다. 중국은 북한 핵무기 견제를 넘어 중국을 겨냥한다는 이유로 한국에의 샤드배치를 반대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북한의 노동 또는 스커드 미사일에 대처하는 결정적 역량이라며 주한미군 배치를 역설한다.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도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상황으로 내 몰렸다. 케네디 前 미국 대통령은 “내치에서의 실수는 선거에서 지면 그만이지만 외교에서의 실수는 국가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깊이 유념해야 할 말이다.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요소 중 하나이다. 이러한 사드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군 병력과 장비, 인구밀집지역, 핵심시설 등을 방어하는데 사용된다. 북한이 600여 발을 보유한 스커드 탄도 미사일은 대표적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하나다. 사드는 사거리 300㎞~3천500㎞ 정도의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사드의 개발은 지난 1987년 소련의 신형 전역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미 육군 전략방어사령부가 수행한 대기권내 탄도미사일 상층방어 개념연구가 시발점이 되었다. 전역(戰域, theater) 탄도미사일이란, 사거리 300km~3,500km정도의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의미한다. 하지만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소련이 해체되면서 한때 개발에 진전이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1991년 걸프전과 함께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된다.

걸프전 당시 미군과 다국적군의 패트리어트(Patriot)는 이라크의 스커드(Scud)와 알 후세인(Al Hussein)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하면서,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단점도 있었다. 패트리어트는 특정 지점 즉 공군기지와 같은 주요 군사시설만을 방어하는 방공무기체계로 개발되어, 광범위한 지역의 탄도미사일 방어가 불가능했다. 또한 패트리어트의 요격고도가 10~20㎞에 불과해 탄도미사일 요격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만일 높은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의 핵탄두가 폭발할 경우 대응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패트리어트보다 높은 고도에서 적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새로운 탄도미사일 방어체계가 필요하게 됐으며, 사드는 지난 2008년부터 미 육군에 배치됐다.

이번 사드 배치 문제를 보면 강대국의 패권주의가 다시 부활한 느낌이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동북아시아 외교 안보 형세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게 많은 딜레마를 안겨주는 사안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은 이데올로기보다는 국가의 실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고 동북아 한반도 안정 및 세계평화를 위해 사드 배치는 필요하다. 국토안보에 꼭 필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신영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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