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무역량의 증가가 국민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하기가 쉽지 않다. FTA로 인하여 부는 창출되겠지만, 그렇게 창출된 부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효율적으로 분배되는가의 문제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과제이기 때문이다.
FTA로 인해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은 전체주의적인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겠지만, 농축산업과 같은 특정 산업 분야는 분명히 다른 산업분야가 누리게 되는 이익만큼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므로 FTA에 의한 경제성장을 전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FTA는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협하는 위험이 되기도 한다. 한-EU FTA가 국내 양돈농가에게 기회가 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FTA에 대한 가치 판단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미 전 세계적으로 FTA가 본격화된 이 시점에서 FTA가 옳다, 옳지 않다는 주장에 시간을 쏟고 있을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적극적인 의도이든, 역외국으로서의 반사적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소극적인 의도이든 시대의 흐름인 FTA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쓰러지지 않는 법을 익혀서 그 소용돌이를 에너지 삼아 한 단계 상승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 울산제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