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뮤지션” 70명 단원과 공연 나누는 ‘행복전도사’
“사랑의 뮤지션” 70명 단원과 공연 나누는 ‘행복전도사’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5.03.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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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청소년오케스트라 강미영 단장
▲ 강미영 북구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

“봉사는 화음과 같다고 생각해요. 오케스트라에서 화음을 내려면 배려하고 인내해야 하듯 봉사도 똑같으니까요.”

울산 북구청소년오케스트라 강미영(46·사진) 단장은 단순히 악단을 구성해 연주봉사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단원들이 언젠가 다시 지역의 봉사자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 단장은 지난해 해체위기에 직면한 오케스트라 단장 자리를 ‘떠 맡게(?)’ 됐다.

그는 “오케스트라 단원 어머니들이 저를 찾아와 단장을 제의했다”며 “당시 오케스트라는 운영에 문제가 있어 단원이 10여명 밖에 남지 않는 등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농소2동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강 단장은 사실 음악 전공자는 아니다.

그는 “2011년부터 어린이환경지킴이 단체 회장을 맡고 아이들과 마을 청소도 하고 ‘우리마을 알리기 영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며 “단원 학부모님들이 그런 모습을 좋게 보시고 제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뜬금없는 오케스트라 단장 제의에 장고를 거듭하다 수락했다.

그는 “공단밀집지역인 북구지역은 아무래도 문화적 토양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지역의 문화뿌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수락의 이유를 밝혔다.

그렇게 꾸려진 오케스트라는 70명의 단원이 매주 일요일 북구청 대회의실에서 열심히 합주연습을 하고 있다.

강 단장 또한 플룻을 함께 배우고 연주하며 단원과 호흡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시티병원을 방문, 환아들을 위해 공연을 하고 노인정 등을 방문해 연주와 노래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분명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아이들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며 “행복을 전달하는 경험을 한 아이들은 누구보다 쉽게 봉사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소정의 돈과 사비를 털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는 강 단장의 바람은 의외로 간단하다.

강 단장은 “아이들이 언젠가 성인이 돼 다시 지역의 봉사자로 돌아와 우리 북구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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