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3월의 선생님께 (2)
[교육단상]3월의 선생님께 (2)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3.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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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선생님 되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K선생님!

행복한 교사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첫번째 감(感)은 사명감(使命感)입니다. 저는 이것을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는 교사 자신의 교직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교사는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주는 영향이 지대하고 그로 인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위대한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이 세상에 이러한 신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물론 현실적으로는 교사도 어쩔 수 없는 생활인입니다. 하지만 여느 직종에 종사하는 다른 직업인들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봅니다. 따라서 교사가 자기 나름대로의 확고한 교직관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가르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솟아날 것입니다. 능력은 있으나 열정이 없는 교사의 수업은 생명이 없습니다. 능력과 열정을 겸비한 교사가 가르친다면 그 수업은 살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혼(魂)’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창·통’에서 읽은 세 벽돌공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리며 벽돌을 쌓고 있는 벽돌공들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행인이 물었을 때, “보면 모르나? 벽돌을 쌓고 있다”라고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는 사람, “몰라서 묻나? 돈을 벌고 있다”라고 무덤덤하게 대답하는 사람, “지금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는 중이오”라 웃으면서 대답하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세 사람의 다른 대답이 바로 다른 혼이요, 목적이라고 합니다.

두번째로 갖추어야 할 자신감(自信感)은 곧 자기의 일에 대한 전문성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먼저 교과에 대한 전문지식과 수업기술적인 측면의 전문성이 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가끔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를 갖고 그 학생들을 저에게 가르치라고 하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국어수업 하듯이 하면 하루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을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1학기 동안이나 1년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남들이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교사의 전문성이 아니겠습니까? 교육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 교과내용에 대한 풍부한 지식, 수업기술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 거기다가 생활지도와 상담 원리, 진로지도 등에 대한 소양이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세번째의 존중감(尊重感)은 학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라고 봅니다. 물론 교사 스스로에 대한 자기 존중감도 반드시 필요하지요. 그것은 사명감을 통해서 이미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매년 교사는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면서 관계를 새롭게 형성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교사는 정말 복 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다른 일에 종사한다고 가정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관계형성의 바탕이 되는 교사의 자질은 매일 대하는 학생의 현재 상황을 잘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가짐과 노력 그것이 진정한 관계 형성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이렇게 될 때 선생님 또한 학생들로부터 존경받게 될 것이고, 또한 진정한 상호 교감(交感)으로 가는 길입니다. 좋은 관계 형성을 통한 교감을 위해서는 차별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내 스타일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 학생들에게 낙인을 찍는, 상처 주는 말들은 삼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다음 교감의 단계로 이어져 갑니다. 저는 이 교감이야말로 육감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공감과 경청을 통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단계에 와서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생각됩니다. 관계는 학생과의 관계, 동료교원과의 관계(동교과, 동학년, 동부서, 동년배, 관리자), 학부모와의 관계 등을 포괄하는 것입니다. 특히 교사로서의 성패는 학생과의 관계에서 결정된다고 봅니다. 이 교감을 생각하면 종종 김춘수 시인의 ‘꽃’을 떠올리게 된다. 이 시를 곁에 두고 틈 날 때마다 상기(想起)하면 좋을 듯합니다.

끝으로 성취감과 만족감은 동시에 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꿈을 꾸며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에서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성취감과 동시에 만족감을 느끼는 교사는 반드시 행복한 교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선규씨의 책 ‘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에 나온 소제목들을 통해 우리 자신의 위치를 다시금 확인하고 힘내셔서 행복한 한해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홍길 신언중학교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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