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없는 사회를 꿈꾸며” 6년간 소외계층에 봉사… ‘위대한 한국인’ 선정
“편견 없는 사회를 꿈꾸며” 6년간 소외계층에 봉사… ‘위대한 한국인’ 선정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5.03.0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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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부경찰서 최광식 경위

“누구라도 언제든 장애를 가질 수 있죠. 편견 없는 사회, 자녀들과 함께 꿈꾸고 있습니다.”

수년째 남모르게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울산남부경찰서 수사과 경제팀의 최광식(50·사진) 경위의 말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처럼 그동안 숨겨왔던 그의 선행은 지난해 12월 ‘2014 한국을 빛낸 위대한 한국인’에 선정되면서 드러났다.

매서운 눈매를 한 25년차 베테랑 경찰관인 최 경위는 경찰서 밖에서 한없이 따뜻한 ‘봉사왕’으로 통한다.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6년 전. 절을 자주 찾는다는 최 경위는 우연히 사회 소외계층의 노인들을 도울 기회를 얻었다. 절을 찾아오는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목욕봉사를 하던 것이 인연이었다. 자신의 늙은 부모 생각에 눈길과 손길이 한번 더 닿았다고 했다.

여가 시간을 쪼개서 조금씩 하던 봉사활동을 지금은 한국교통장애인협회와 각종 봉사단체를 통해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하루에도 수십건의 고소장이 접수되는 남부서 경제팀에서 업무에 지치다 보면 봉사활동도 마음처럼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그는 되려 “시간의 여유가 되는대로 더 자주 들여다보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업무가 많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자그마한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면 뿌듯함이 더 크다”고 말했다.

최근 장애인에 대한 봉사활동을 한창 하고 있는 최 경위는 아직까지 사회에 남아있는 편견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장애를 가진 이들과 만나다보니 단순히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라도 언제든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가질 수도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며 “잘 갖춰진 시설, 풍족한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의 인격으로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했다.

봉사활동을 하는 그의 곁에는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도 있다. 주말 가족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모습에는 어린 자녀들이 따뜻한 마음의 눈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아버지의 작은 소망도 깃들어 있다.

최광식 경위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 또 그것을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만이라도 배려와 봉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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