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왕도
행복의 왕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2.2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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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들어 국무총리로 지명된 후보가 몇 번의 낙마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결국 국회의 인준을 받았다. 다부진 몸매에 강인하게 보이는 새 후보자는 누가 보아도 빈틈없는 사람으로 보여 나라의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후보로 지명된 후 청문회가 열리기 전까지 철저한 준비로 그야말로 자판기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용의주도한 완벽주의자로 평가한 것 같다. 그런데 사석에서 언론에 대한 말실수로 혼쭐이 나 어찌할 바를 몰랐고 국민들은 안타까운 마음과 동정심까지 보내게 되었다.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하버드대학의 고명한 철학자 탈벤 샤하르는 완벽주의자에 대하여 분석하고 있다. 완벽주의자는 자고로 행복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완벽과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 철학자의 주장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야”라는 논조다. 어찌 보면 입적하신 선지식 법정(法頂)의 “지금 이 순간 이 자리가 가장 좋다”와 다를 바 없다.

그는 더 나아가 완벽주의자를 부정과 긍정의 개념으로 나누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완벽주의자를 그야말로 부정적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반면에 긍정적 완벽주의자는 최적주의 라는 고상한 용어를 사용하여 조심스레 다루고 있다.

이 부정적 완벽주의자의 특징은 성공보다 실패에 더 조심하기에 잘못하면 크게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적주의자는 삶에서 실패나 좌절 같은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니 그것들을 쉽게 수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사람 더 이야기하자. 스탠포드 대학의 저명한 심리학자 캐롤 드웩은 어린아이들의 연구를 통하여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다름 아닌 고정적 사고방식과 성장형 사고방식에 대한 것이다. 전자는 지능이나 인격, 사회성, 재능 등은 선천적 성향이라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후자는 능력과 재능은 얼마든지 후천적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너, 참 똑똑하구나!”라며 재능 자체를 칭찬해 준 그룹과 “너, 열심히 노력했구나!”라며 행동에 대한 칭찬을 한 그룹을 나누어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행동에 대해 칭찬을 받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훨씬 높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노력을 강조하면 아이들은 자제력을 배우고 스스로 성공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타고난 지능을 강조하면 아이들은 성공이 자신의 통제력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의욕, 성과, 행복 모두를 저하시킨다.

이와 같은 두 학자의 명쾌한 이론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자녀교육 문제뿐 아니라 부부 관계, 조직 내 상하 관계, 나아가 사회생활에서의 다양한 관계에까지 연결시킬 수 있으니 우리의 삶에 크나큰 지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모든 감정들을 소중히 해야 한다. 인생의 목표를 적당히 조절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가면서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 완벽주의자는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는 것 같지만 행복을 진정 느낄 수는 없는 것 같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느낌들로 가득 채워야 할 것이다.

동시에 불안, 실패, 두려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종착역에 조금이라도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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