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정월 대보름행사
잊혀져 가는 정월 대보름행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2.0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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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접어들면 우리나라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설 명절이 온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에게 세배를 하며, 떨어져 있던 가족들과 오랜만에 만나 덕담을 주고받는다.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되는 우리나라 최대 명절이다.

하지만 이렇게 가족과 정을 나눠야 할 시간에 우리나라 국제공항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설 명절이 우리민속이 아니라 그저 연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특히 젊은이들이 윷놀이 보다 보드게임, 널뛰기, 연날리기 대신 놀이기구를 타고 노는 것에 몰두하고 있어 왠지 씁쓸한 기분마저 든다.

설 명절이 지나면 곧 정월대보름이 찾아온다. 음력 1월 15일을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하고,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상원’은 도교에서 비롯된 것으로 삼원(상원, 중원, 하원) 중 첫 번째이다.

우리선조들은 새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보름날을 ‘농사 시작일’이라 하여 매우 큰 명절로 여겼다. 또 옛 부터 전해 내려오는 의식, 의례행사와 놀이 가운데 20%가량의 세시풍속이 대보름에 이루어질 정도로 우리 것에 대한 의미가 깊은 날이다.

정월은 한해를 설계하는 달로서 대보름날 점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아침 일찍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어 마당에 버리는데 이를 ‘부럼’이라고 했다.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다. 보름날 ‘귀 밝이 술’을 마시고,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기도 했다. 달빛이 희면 비가 많이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든다고 생각했다. 달빛이 진하면 풍년,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대보름에 행해졌던 놀이로는 지신밟기, 쥐불놀이, 사자놀이, 줄다리기, 더위팔기 등이 있었다.

중구도 지역민들의 화합과 안녕을 위해 세시풍속과 민속놀이를 정월대보름 날 준비하고 있다. 귀밝이술, 부럼깨기, 연날리기, 달집태우기, 강강술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대보름의 의미를 되새기는 체험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또 동(洞) 대항 민속놀이와 중구 풍물경연대회, 그리고 중구생활체육회가 올해 처음으로 준비하는 제1회 중구청장배 팔씨름대회도 개최 된다. 가족들이 함께 참여해 우리나라의 민속놀이를 직접 느껴보는 체험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에서 해방돼 인터넷 검색이 아닌 아날로그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만지며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중구는 중구문화원의 주관 아래 3년 전 부터 중구 성안에서 매년 정월대보름행사를 실시했는데 올해는 혁신도시 지역에 공공기관들이 입주한 것을 기념해 ‘중구문화의 전당’ 앞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한다. 특히, 올해 달집태우기에는 지난 마두희 축제 때 끊어진 줄을 태워 올해 마두희 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민속놀이는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각 지방의 생활이나 풍속을 반영하는 놀이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풍습을 복원하고 계승하는 데 망설여선 안 된다.

석전놀이, 쥐불놀이 등 예부터 우리지역에서 정월대보름 때 행했던 놀이들이 현대사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혼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30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지역의 민속놀이 큰 줄다리기 ‘마두희’가 잊혀져가고 있었는데 이를 현실에 맞게 재창조 한 것처럼 우리의 세시풍속을 잘 보존하고 발굴해 우리 후손들에게 문화유산으로 물려 줘야 한다.

김성연 중구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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