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2.02 2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밥통, 밖에 나가면 단번에 깨진다’ 라는 수필집이 나와 화제다. 이 말은 우리나라 직장생활에서 정년 보장이 점차 없어진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평생 직업은 있어도 평생직장은 없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이란 슬로건으로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초석이 돼온 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는 실용을 위주의 직업중심대학으로 ‘공부머리’ 보다 ‘일 머리’를 개발해 최고의 기술자를 길러내 왔다. 우리 대학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기술 교육훈련을 시켜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고유브랜드인 FL(Factory Learning)시스템, 현장밀착형 교육훈련, 맞춤취업훈련, 기업전담제관리, 일학습병행제 훈련 등 현장실무 중심 교육훈련 시스템을 적용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 고학력 미취업자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고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인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일 학습 병행제 훈련은 지난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 근로자를 채용한 뒤 학교 등 교육기관과 일터에서 동시에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받는 제도다.

교육훈련을 마친 사람들은 일단의 평가 과정을 거쳐 자격 또는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 울산캠퍼스가 실시하고 있는 맞춤형 및 현장밀착형 훈련은 교수 1 사람이 최대 12개 우량업체를 지정하여 관리하는 기업전담제 관리 제도이다.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우리대학 전체 취업률이 2013년 84.1%, 2014년 86.2%를 기록해 울산지역 대학 가운데 3년 연속 취업률 1위를 차지했다. 그 중 한 사람이 장애우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난해 졸업생 김준호군이다 지체장애 2급의 역경을 딛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김준호 군의 취업사례는 한편의 인생역전 드라마다.

김 군은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왼손목 부위가 절단돼 지체장애 2급으로 삶을 살아야 했다. 그는 극한의 환경여건에도 불구하고 전문기술인이 되기 위해 울산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과에 입학했다.

김 군은 경북 경주시 감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부터 3년간 울산시 북구청에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더 이상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 퇴직한 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 취업해 1년 정도 근무했지만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선 전문기술인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2012년 울산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과에 입학한 것이다.

입학 후 교수진들은 김 군이 신체 조건과 적성에 부합하는 기계설계(CAD) 분야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했다. 마침 우리대학 컴퓨터응용기계과가 2013년 신성장 동력학과로 지정되어 설비 학충과 교육훈련 여건을 개선할 수 있어 학생지도 효과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또 김 군의 적성을 살리기 위해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기 전 교수진들이 1년 동안 특별 지도를 실시했다. 그 결과 김 군은 2013년도 울산광역시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전산응용기계제도(CAD)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김 군은 이 후에도 재학기간 2년 동안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기 개발에 매진해 정상적인 학생도 취득하기 어려운 전산응용기계제도 기능사 및 컴퓨터응용가공 산업기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김준호군의 삼성전자 입사는 극한의 좌절과 어려움을 딛고 우뚝 일어선 인간승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우리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과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졸업예정자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오상록 울산폴리텍대 교수>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