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의 새로운 다짐
한국화학연구원의 새로운 다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2.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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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인 울산 경제가 불황에 휘청거리고 있다. 울산은 SK, S-OiL,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공장들이 밀집돼 있어 불황을 모르던 곳이다. 그런 덕택에 2013년 기준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6천만원으로 지난 2000년부터 줄곧 전국 1위를 고수했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도 피해갔다던 산업수도 울산이 멈칫 거리고 있다. 자동차와 함께 울산 경제를 이끌던 석유화학 산업과 조선해양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 쪽이 심각하다고 한다. 석유화학 대기업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 도미노 현상이 이어진다. 중소기업 협력업체는 문을 닫고, 지역 상권이 무너진다.

2011년 최초로 1천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이후 울산 수출은 3년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도 좋은 소식을 기대하긴 힘들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정유회사는 재고 손실이 급증하고, 중국과 중동은 저가 원료를 바탕으로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범용시장은 빼앗기고, 수출시장은 줄어들고 있다. 또 중동의 오일 메이저들은 해양 플랜트 발주를 줄이면서 조선ㆍ해양업계도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때를 놓치면 후회만 남게 된다. 더군다나 내년은 총선이 있어서 경제에 올인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면 결국 모든 것은 올 한해에 달려 있는 셈이다.

먼저 우리 고유의 최고기술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연구개발(R&D)에 더욱 매진해 울산이 제조기반 도시에서 지식기반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과감한 통합합병(M&A)도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과 한화의 빅딜 예처럼 미래 특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호황기에 대비하는 것도 올해 할 일이다. 끝으로 생활안전과 산업안전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산업단지에 공동 파이프랙 하이웨이를 구축해 지하배관을 지상화 하는 게 한 예다.

세계는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되던 과거 환경과는 사뭇 다르다. 조금만 한눈팔면 낙오하고, 다시 따라 잡으려면 몇 갑절 힘이 든다. 많이 힘들지만 산ㆍ학ㆍ연ㆍ관이 힘을 모으고 시민들이 적극 협력하면 울산은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역량이 충분히 있다. 그것이 울산의 저력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잠재력을 총동원한다면 무사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려면 소통과 화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노사 화합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최고경영인들에게 경제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2012년 기준 울산 생산액은 총 230조원인데 석유화학 산업이 58%, 자동차 산업이 16%, 조선해양 산업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 3대 주력산업은 이미 포화기에 도달했다. 때문에 우리에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다. 기존의 지역 주력산업을 고도화 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울산 전체 생산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쪽 기술 고도화는 그 때문에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한국화학연구원 이규호 원장이 지난달 15일 김기현 울산시장과 조무제 UNIST 총장을 예방했다. 울산에서 화학의 중요성과 무엇보다 울산 미래를 향한 협업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한 자리였다. 음악으로 치면 관현악 협주 쯤 된다. 또 관연학(官硏學) 협동 체제를 갖춘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울산이 대한민국 선진화 리더로서 우뚝 서는 날까지 성심을 다해 협력할 것을 다짐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울산본부 기획영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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