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동(冬)장군은 어디로 간 것일까
올해의 동(冬)장군은 어디로 간 것일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2.0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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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겨울날씨는 섣달 날씨답지 않다. 과거 유난히 추웠던 지금쯤의 1월을 생각하면 뭔지 이상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그러다보니 먼저 불쑥 떠오르는 게 인간들의 인위적인 요인 등으로 발생하는 지구온난화 현상이다. 하지만 그렇게 속단하기엔 뭔가 머뭇거려진다.

울산지역은 지난해 12월 16일 한파특보가 발표되는 등 겨울문턱에 들어서자마자 한두 차례 동장군의 기세가 맹렬했다. 그러더니 올해 1월 들어서는 어찌된 일인지 그 동장군의 위세가 한 풀 꺾였고 지금은 큰 추위 없이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울산의 최저기온 평균값은 섭씨 0.7도로 평년값인 영하2.3도보다 약1.6도 높게 나타났다. 최고기온 평균값도 8.7도로 평년값인 7.3도보다 1.4도 높게 나타났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1월 초순에는 최저기온 평균이 영하 2.6도로 평년값인 영하 2.0도보다 0.6도 낮았고, 최고기온 평균도 7.0도로 평년값인 7.7도보다 0.7도 낮았다. 그러나 1월 중순에는 최저기온 평균이 영하 0.5도로 평년값인 영하 2.2도보다 1.7도 높았으며, 최고기온 평균이 9.3도로 평년값보다 2.1도 높게 나타났다.

즉, 1월 중순부터 기온이 크게 올랐다는 것인데 이는 1월 초에는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았으나, 1월 중순부터 겨울철 한반도를 지배하는 이 대륙 고기압이 다소 북쪽으로 위치하면서 그 남쪽으로 저기압이 자주 통과해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비교적 기온이 높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에 큰 추위를 가져다주는 겨울철 기압계는 러시아 북부의 광활한 시베리아 대륙이 차갑게 냉각되면서 그 위의 공기도 같이 차가워져 발생한다. 그리고 공기가 차가워지면 밀도가 커지면서 그 무게가 증가해 가라앉게 된다. 겨울철에 형성되는 시베리아 기단이 이렇게 고기압의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이를 시베리아 대륙고기압이라고 한다. 겨울철에 시베리아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면 차가운 북서풍이 불면서 우리나라에 한파를 가져온다. 그러나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도 따뜻한 남쪽공기를 만나면 성질이 변질되어 온난한 고기압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이동성고기압이다. 이동성고기압의 가장자리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전선대이기도 하므로 이동성고기압이 지나가면 그 후면에 저기압이 형성돼 요즘처럼 비나 눈이 내린다.

통상 우리나라는 봄이 돼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대륙고기압의 중심이 약했기 때문에 이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지 못해 유달리 일찍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이처럼 겨울의 끝자락인 2월에도 울산지방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을 것으로 예상돼 살을 에는 혹독한 추위는 없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음력 섣달 정월에는 이름값을 할 추위가 한 두 차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만큼 대설에 대한 경계도 늦춰선 안 된다. 평소 눈이 잘 오지 않는 울산이였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에도 2월 10일을 전후해 중구 북정동 기상대 관측노장에 최심적설 16.0cm의 눈이 내렸다. 울주군 영남 알프스 등 산간지역과 북구 등 일부지역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눈이 쌓였다. 이 설국을 즐기려 찾아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처럼 인명피해를 내기도 한다. 마우나 리조트 사고 당시 지붕이 그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되어 사망 10명 부상 103명이란 큰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또 지난 2011년 2월 중순 최심신적설 21.4cm로 기록적인 폭설이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울산지역은 항상 대설에 대해 만전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

<남영만 울산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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