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진흥법 단상(斷想) (2)
인성교육진흥법 단상(斷想) (2)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1.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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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의 원인은 방치한 채 안전교육만 닥달해대니까 안전사고가 줄어들리가 없다. 청렴하지 않게 되는 원인은 부정부패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고, 안전사고의 원인은 안전사고를 일으킨 원인 제공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부정부패 사건과 대형 안전사고마다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처벌이 이루어진 예가 없다.

인성교육 또한 마찬가지로 원인 분석에 문제가 있다. 인성교육진흥법이란 학생들의 인성이 좋지 않다는 것, 그것에 대한 책임은 교육에 있다는 것이고, 그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진흥’시키는 법을 만든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인성은 정말 좋지 않은가? 좋지 않다면 왜 그런가?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어른들을 보고 배운 것이다. 입시 제도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학생들의 인성보다 어른들의 인성이 더 문제가 아닌가.

어른들 특히 사회 지도층 인사들 중에 인성의 덕목, 즉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요소로 볼 때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사람이 있는가. 그런 사람이 중용되는가, 존중받는가,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는가. 대체로 그렇지 않다. 사회 현실에서 더 이상 중요한 덕목으로 인정되지 않는데 학교에서 교육으로 강조한다고 해서 실효성이 있겠는가.

‘교육’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성을 학교에서 교육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청렴교육’이나 ‘안전교육’의 발상과 마찬가지이다. 부정부패와 비리, 그로 인해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연결고리를 엄정하게 발본색원하지 않으면서 ‘교육적 실적’만 강조한다. 입시와 관련시키고, 성과 위주로 경쟁을 시키는 것 또한 본질을 왜곡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입시와 관련시키는 순간 본질과 진정성은 왜곡되고 만다. 지금까지 수없이 보아왔던 사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학문적인 공부마저도 그렇게 되는 마당에 입시 요소로 평가하기에 부적절한 ‘인성’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마도 좋은 인성에 해당하는 덕목의 개념 자체를 이상하게 만들어버리게 될 것이다.

옛날처럼 마을공동체 생활로 되돌아가서 모든 어른들이 모든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훈육할 수는 없다. 또한 옛날처럼 가족공동체의 생활이 건전하여 밥상머리교육이 가능하지도 않다. 따라서 ‘교육’을 통해서만 인성을 함양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인성마저도 ‘법’을 통하여 강제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현실임을 인정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철저히 ‘법치’인 현대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설득력 있는 것은 ‘법’일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인성’이 무너지고, ‘청렴’과 ‘안전’이 무너진 원인은 그 법치가 공정하고 엄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정성을 잃은 법치 상황에서 법으로 강제하는 인성교육이 본질을 왜곡시키고 가식적인 실적 경쟁만 양산하게 될까봐 벌써부터 피곤하다.

<정호식 울산외고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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