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도시로 가는길’
‘고령친화도시로 가는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1.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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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friendly!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고령친화(高齡親化)’로 번역되는 지구촌 언어다. 여기에다 ‘도시들’을 뜻하는 ‘Citi es’를 갖다 붙이면 이른바 ‘고령친화도시’가 된다. 유엔 산하기구인 WHO(세계보건기구)가 구체화한 개념이다.

달리 말해 ‘노인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조성된 도시’를 말한다.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는 현재 세계 26개국 210개 도시가 가입해 활발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2013년 6월에, 정읍시가 2013년 11월에 고령친화도시의 일원이 됐다.

내실을 많이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따르지만, 서울시는 고령친화도시의 실현을 앞당긴다는 취지로 조례(서울특별시 고령친화도시 구현을 위한 노인복지 기본조례)까지 제정해놓고 있다.

이 조례의 주춧돌은 WHO가 지난 2007년에 제시한 8개 분야의 ‘고령친화도시 가이드(Global Age-friendly Cities: A Guide)’다. ▲안전한 고령친화시설 ▲교통편의 환경 ▲주거편의 환경 ▲지역사회활동 참여 ▲사회적 존중과 배려 ▲일자리 지원 ▲의사소통과 정보제공 ▲지역 복지와 보건 등 8가지가 그 속살이다.

그 다음 타자는 노인인구 비율 14%대의 ‘고령사회’를 코앞에 둔 부산시다. 작년 말 노인인구 비율이 13.9%였던 부산시는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 신청을 2017년에 하고 2018년에 정식 가입한다는 목표를 이미 세웠다.

가입 신청에 앞서 ‘고령친화도시 조성계획’을 올해 수립하고 8대 분야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 첫 단추가 ‘지역밀착형 노인복지 인프라 확충’이다.

KBS 부산방송총국이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부산의 고령화 실태와 대안을 집중 조명한 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 ‘늙지 않는 도시’를 지난해 말에 방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 마지막 3부의 제목이 ‘고령친화도시로 가는 길’이었다. 12월 31일 첫 방영된 이 다큐는 지난 23일 재방되기도 했다.

‘고령친화도시로 가는 길’에는 세계 6개 도시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일찌감치 고령친화도시의 면모를 갖춘 미국 뉴욕시의 교통섬과 무료셔틀버스, 플로리다 오크해먹시의 시니어타운(의료주거복합단지), 영국 맨체스터의 고령자임대아파트와 고령친화가게, 일본 오부시의 국립장수의료센터, 한국 서울시의 어르신일자리과와 인생2모작센터, 그리고 고령친화도시의 길을 향해 줄달음치는 부산시의 동남권의학원 이야기가 장면을 바꿔 가며 펼쳐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인장애인복지과’를 ‘저출산고령화과’에서 따로 분리시킨 우리 울산시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보인다.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단행된 지 채 한 달이 안 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친화도시 구현’에 대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베이비붐세대를 비롯한 신(新)노년층의 대량 은퇴에 때맞춰 이분들의 사회활동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에 가칭 ‘내일설계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중구와 울주군에서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니어클럽을 다른 3개 자치구(남·동·북구)에도 확충할 방침이다. 노인일자리 사업 추진, 효(孝)문화 진흥, 노인복지관 운영, 노인돌봄서비스 추진, 경로당 운영 지원, 경로식당 무료급식 지원에도 전력을 다 쏟을 계획이다.

비록 늦은 감이 있다 해도 위축될 필요는 없다. 대구시, 인천시도 신발 끈 맬 준비를 이제 막 시작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시작이 반’이란 말에 더욱 용기를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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