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을 그들의 눈 높이에 맞춘다?
일자리 창출을 그들의 눈 높이에 맞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01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자리 창출을 탁상에서 구상하면 안된다.

일자리를 내 놓으라고 기업체에 강요해서도 안된다.

창의적인 제도계혁으로 자연스러운 일자리 창출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마디로 안 된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잘못 길들여진 속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속성(屬性)은 그 사물만의 성질, 특성 등을 말한다. 속성에는 타고나는 성질도 있고, 배워서 익혔기 때문에 쉽게 버릴 수없는 버릇 같은 성질도 있다. 사람은 말을 할 줄 아는 속성, 한국 어린이가 일찍 외국에 이민 가면 그 나라 말을 모국어로, 조금 부지런하면 우리말과 그 나라 말을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은 타고 난 속성이고, 자전거 타기, 수영하기(박태환), 피겨 스케이트 타기(김연아)와 같이 오랫동안 연습하여 버릴 수 없는 성질처럼 된 것도 있다. 다른 전문용어로 바꾸면 학습된 행동인 속성도 있다. 어떤 행동이 계속된 학습으로 인하여 굳어진 행동, 속성처럼 되려면 우선 시간이 좀 걸리고, 그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어떤 보상(칭찬, 자기 스스로의 쾌감, 물질적 상)이 주어져야 한다. 타고 난 속성은 잠재하는 경우도 있어서 우리말로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타고 난 속성은 깊이 논의하지 않는다.

그들의 타고 난 속성은 한국 국민으로서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성질이다. 좋은 점들만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크게 걱정될 것은 없다. 옛 글에 나오는 ‘은근과 끈기’만 지적해두기로 한다. 울산에서 나쁜 것 하나를 고르라면, ‘욱!’하는 성질이다. 이것도 학습시키면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하면서 학습된 속성들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좋은 예가 시간 지키기이다. 아직도 울산의 일상적인 계중 모임에서는 옛날 버릇이 남아있지만, 즉 반시간 정도 늦는 것은 예사,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정확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도 사회변화에 따른 학습된 행동이다.

지난 20여년의 사회변화에 따른 그들의 학습된 속성은 ‘뭐, 어떻게 되겠지’이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부모가 알아서 해주고, 등굣길에 자가용으로 모셔다 주고, 하굣길에는 학원차가 마중 나오고, 나는 가만히 듣기만 해도 학원선생님이 알아서 내 머리 속에 넣어주고, 학교가 알아서 시험문제를 쉽게 내주고, 그것도 교과서에 있는 것만 시험문제에 나오게 하고, 명절에 조상님들 산소에 가기 귀찮은데 집에서 공부나 하라고 하니 비디오 보면서 편하게 쉬고, 그나마 일부는 대학에 가서도 불법으로 학교기물까지 파괴하고, 총장도 교수도 없는 것처럼 행패를 부려도 학칙까지 변경하여 재입학에 학점까지 주고, 교수들이 알아서 다 해주어 나중에는 정부의 높은 자리까지 꿰 차는 것을 목격하고, 하여간 쉽게 학점 따고 졸업하게 해준다. 그리고 일자리가 없어도 국민 여론들이 일자리 만들어내라 아우성 쳐주어, 뭐, 어떻게 되려고 한다.

이들을 한 개인의 학습역사로 보면 약 20년에 걸쳐 학습된 행동들이다. 여기서 개척정신, 도전 정신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다. 가장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온갖 노력을 기울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할 대학 공부, 그들의 속성이 그대로 반영되는 ‘어떻게 되겠지…’이다. 이러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일자리를 책상에 앉아서 잔 머리만 굴리게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기업체를 설득하려는 것은 당장 우리 울산에는 맞지 않는다.

금융도 필요하고, 문화도 필요하고, 서비스도 필요하다. 그러나 더 필요한 것은 이명박 당선자가 옛날 상경대를 졸업하고도 고속도로 포장공사에 사용되는 마카담 로우라를 밤 세워 정비하여 다음날 도로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책임정신이다. 눈높이는 성장하면서 높아지는 것이다. 목마 태워 높였다 내려놓으면 싫다고 발버둥 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