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고, 쓰면 행복할 수 있을까
글을 읽고, 쓰면 행복할 수 있을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5.01.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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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도 비정규직, 불황 10년, 청년 미취업, 주택 담보 대출 미납, 국가 채무 등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회, 경제적 난제들이 우리를 어렵게 할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들이 희망을 찾아 움직이고, 스스로 행복해지려고 노력해야지만 마땅한 의지처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책을 읽고 쓰면 행복해진다는 말에 관련 서적들을 일단 읽어보고 있는 중이다.

소외계층을 위해 정규대학 수준의 인문학 교육과정인 ‘클레멘트 코스’를 창립한 얼 쇼리스의 이야기가 관심을 끈다. 얼 쇼리스가 사형수들을 면담한 결과 전반적으로 사형수들의 정신적인 삶이 빈곤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독한 가난과 폭력적인 부모, 불량한 교우관계가 형무소에 오게 된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런 결론을 근거로 그는 ‘클레멘트 코스’ 라는 인문학 강좌를 개설해 노숙인 31명을 수강하게 했고 이중 17명이 수료했다. 이 코스를 수료한 수강생들은 재생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고, 이 강좌는 인문학 강좌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논리의 주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그는 인문학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인문학은 문사철(文史哲)로 구성되어 있다. 문은 문학을 가리키는 말로 인간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시, 소설, 수필 등이 있다. 사는 역사를 가리키는데 인류사회의 변천과 흥망성쇠의 기록이다. 철은 철학을 말한다. 인간이 가진 정서와 그 기록을 바탕으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다’

인문(人文)이라는 한자를 설명하면 ‘인간이 그리는 무늬’로 해석을 하고 있다. ‘하나의 큰 무늬’ 또는 ‘커다란 결 위에서 사는 것’ 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래사회는 관계를 중요시 할 것이고 집중은 분산, 소품종 대량 생산을 다품종 소량생산, 중앙집권은 지방분권, 절대성은 상대성, 동일성이나 통일은 차이성, 공론이나 체계적 이념은 개방적 소통이 강조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문학적 교양인은 상황에 따라 올바른 것을 감지할 수 있는 힘, 구체와 추상을 구별할 수 있는 감각, 역사적 맥락에서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야를 갖추게 되며, 언어 표현의 미묘함을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책을 다수가 모여 읽기로 마감한다면 의미가 없다. 그 독서의 효과를 거두려면 내용과 구성의 측면을 구분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조기 영어 교육은 모국어 습득에 방해가 된다’를 주제로 한다면 사실을 확인하는 토론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가치 있다, 없다’ 등으로 가치를 내용으로 할 수 있다. 문제점 해결, 정책 개선에 주목한다면 정책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사실, 가치, 정책을 따지는 토론을 하기 위해 구성 측면에서 자유, 선택, 찬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런 토론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면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읽기’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깨닫고 배우게 한다면, ‘글쓰기’는 무엇을 하지 않으면서 살아갈 것인가를 깨닫고 배우게 해준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첫째,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며, 둘째, 독서가 개인을 심미적 존재(아름다운 존재), 철학적 존재(사유하는 존재), 도덕적 존재(양심적인 존재)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하버드 대학교의 교육목표 중 하나가 ‘모든 학생들에게 글을 읽고 쓰며, 설득력 있는 에세이를 쓰는 법을 알게 한다. 모든 학생들이 위대한 인문주의적인 텍스트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로 되어있다.

윤주은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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