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불후’의 운전교육
이런 ‘불후’의 운전교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2.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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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날씨는 한반도 전체가 시베리아 벌판같이 춥다. 원래 남쪽지방은 오래전부터 춥지 않은 훈훈한 날씨였는데 이제 지구의 변화로 점점 혹독히 추워지고 있는 것 같다. 덩달아 나라의 정국도 얼어붙어 차갑기만 하다.

팔짱을 끼고 보면 갑질들의 싸움들이 난무하고 추잡이 극치를 떤다. 겸하여 종북자들의 개념 없는 주장들로 너무나 식상하다. 모든 것이 냉철해야 할 ‘연말’이다.

또한 들떠있는 이 연말에 조심해야 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교통사고’다. 인류가 최초로 기록한 자동차 교통사고는 1899년이라 한다. 6명의 탑승자 중 2명이 사망한 사고로 운전자는 음주운전에다 도로는 급한 내리막 곡선부였다. 또 바퀴의 물리적 구조가 제동 하중을 견디지 못한 채 승차정원까지 초과한 것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 운전자, 도로시설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관된 사고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세계에서는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간의 심리와 신체적 특성, 교통사고의 통계, 관련제도, 도로와 자동차의 특성 등에 관심을 가지며 개선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종편 TV 프로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관광을 오는데 ‘운전면허’를 따러 온다는 것이다. 그것도 3박4일 단기코스다. 그들이 한국에 몰려오는 이유는 대개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격조 높은 고급 백화점에서 쇼핑해 보는 것이다. 둘째 아이돌이나 걸 그룹이 부르는 K팝 등 한류문화를 접촉하기 위해서고, 게다가 덤으로 운전면허를 3박4일 동안 속전속결로 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면허취득 요건을 옛날보다 대폭 강화했다. 면허시험을 보려면 78시간의 교습을 받아야 하고 교습비용만도 68만원을 내야한다. 또한 규정시간 만큼 받았다는 증명의 지문을 입력해야 하는 귀찮은 절차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것에 비해 한국은 2011년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 대한 요건을 완화했으니 그들이 면허취득을 위해 관광을 올 만하다. 즉 교습시간이 13시간으로 짧고 교습비용도 45만원으로 싼 편이다. 기능시험은 물론 도로주행시험도 쉬워 하루 만에 딸 수 있어서 지난해 10월 이후 그들의 면허관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래서 정부는 올해 9월 운전면허 필기시험의 난이도를 높였고 새해부터는 ‘기능시험 강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내 놓을 것이라고 한다.

‘교통안전’이란 교통사고의 빈도나 심각도를 줄이는 방법과 이론, 제도를 연구하여 적용하는 교통공학(交通工學)의 한 분야이다. 그런데 ‘교통사고’의 원인을 크게 구분하면 사람의 과실, 주변조건과 환경의 불량, 수송체의 결함 등으로 나누어진다. 간단히 말해 주관적인 운전자가 객관적인 주변환경, 수송체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것이 교통사고다.

세상에 운전면허교육의 ‘강화’보다 중요한 일이 있을까. ‘운전’은 곧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이다. 교통사고로 행복한 일가족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는 것은 허무하기 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이 기회에 운전면허 취득에 둘러싼 적폐를 깡그리 일소해야 할 것이다.

죽음은 누가 대신 보상해주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죽비’로 때려서라도 완벽한 면허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운전면허 교육’이야말로 엄중해야 하며 이것은 왈가왈부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들의 목표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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