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포동 살리는 ‘인기스타’
염포동 살리는 ‘인기스타’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4.12.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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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삼포축제 등 다양한 행사 기획
 

북구 염포동은 30년전 울산서 가장 젊은 동네였다. 1980년대 초 공장에 취직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20대 청춘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년이 흐른 지금, 염포동은 변했다. 사람이 떠났다. 이제 염포동은 이제 울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이곳을 사람 냄새가 나는 곳,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가 있다.

울산 북구 염포동주민센터 주민자치위원회 이순옥 사무국장(45·사진)이 그 주인공. 11년째 염포동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순옥씨는 이 동네 인기스타다.

밝고 싹싹한 성격탓에 동네 주민은 물론 지구대 경찰, 현대차 노조 간부 등 염포동에서 이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는 묵묵히 자신의 영역에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끔 주변에서 그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하지만 연연하지 않는다. 이순옥씨는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런 이씨가 봉사활동만으로 그치지 않고 지난달에는 자신이 기획한 ‘삼포축제’를 열었다.

극히 적은 예산으로 주민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삼포축제에 대한 염포동 주민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컸다.

이순옥씨는 “각자 동네마다 특색이 있다. 우리는 삼포개항지라는 역사적인 스토리가 있는데 그걸 못 살리는게 안타까웠다”며 “역사적 의미도 되새기고 우리 동네만의 축제를 만들고 싶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이른바 ‘염포동 소외 탈출 기획’은 이것만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사랑나눔 농장 무 수확 체험학습’도 열었다. 올해로 4년째 맞는 이 행사는 염포동 아이들이 영농체험으로 수확한 농작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처음에는 주민자치위에서 유치원마다 연락해 행사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오히려 유치원에서 먼저 행사일정을 물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씨는 “이곳은 내가 유년시절부터 자란 고향과 마찬가지다. 내가 사랑하는 고향이 점점 소외되는게 싫어 동네일을 하게 됐다”며 “염포동이 사람 냄새 나는 곳, 주민이 화합하는 곳이 되는게 내 소망”이라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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