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청와대”
“내 꿈은 청와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2.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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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자로 경기도지사 직을 과감히 박차고 나온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그런 배짱의 김 위원장이 울산에서 정치부기자단을 처음 만난 것은 흥미롭게도 ‘12·12사태’ 서른다섯 돌 되던 날이었다.

그의 말은 예나 지금이나 거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변화는 좀 있는 듯했다. ‘과거 투박하고 억센 말투의 소유자’라고 칭한 문화일보 정치부장 H씨는 최근 그를 인터뷰한 기사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많이 여유로워져 있었다. 2년여 전 대선 당시 당내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서 박 대표와 독하게 맞설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 앞서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을 지낸 김기현 울산시장을 만났다고 했다. 김 시장보다 먼저 만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위가 울산 출신이기 때문이라 했다. 울산 기자단과 만난 자리이니 ‘울산과의 연’은 더 없이 좋은 대화감이 되고도 남았다.

“사돈이 남목 우주아파트에 사시는데 거기서 유치원을 하십니다. 안사돈은 울산대병원 간호차장으로 계시다가 정년퇴임 하셨는데, 지금도 병원 일을 도와주시는 모양입디다.” 울산 사람과 사돈의 연을 맺은 것은 4년째이며, 손자뻘이 벌써 둘이라는 말도 귀띔해 주었다.

그는 경상도 사람(경북 영천 출신)치고는 달변가에 속한다. 젊은 시절엔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었고, 10년간 국회의원 세 번 하는 동안엔 부러움 타는 상도 꽤나 받았으니 능히 그럴 만도 했다. 네이버에 올라온 화려한 상훈 경력 중 일부만 간추려 보자.

▲2007. 8. 6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선정 민선4기 광역자치단체장 공약이행도 평가 1위 ▲2006. 1. 2 국회출입기자단 선정 일 잘하는 국회의원 1위 ▲국회출입기자단 선정 약속 잘 지키는 국회의원 1위 ▲2005. 12. 23 마케팅 인사이트 선정 일 잘하는 국회의원 1위 ▲2005. 10 국정감사 최우수의원….

거기에다 경기도지사를 내리 두 번이나 역임했으니 수식어가 더 이상 필요 없을 것 같다. 기자단은 ‘3선 경기도지사’ 도전을 포기한 이유를 궁금해 했다.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내 하나뿐인 목표는 정치인생을 나라 위해 마감하는 겁니다.”

대선에 출마하겠는 이야기였다. 기자 C씨가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대구 수성갑 출마 권유, 마다하실 겁니까.” ‘전혀 관심 밖’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그 시점, 부산에서 이틀째 열리고 있을 한-ASEAN 특별정상회의를 떠올렸다. 정상회의를 주재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관심도 은근히 표시했다.

1990년대 초, 이재오 의원(전 특임장관)과 함께 급진 성향의 ‘민중당’을 같이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동지들과 등을 돌렸던 그다. 그 직후 ‘3당 합당’의 대부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상도동 진영에서 모습을 드러낸 새로운 면모의 정치인 김문수는 청와대로 향하는 꿈을 이때부터 꾸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재오 의원과 자주 연락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답변이 간단하게 돌아왔다. “그분은 현역이고 나는 원외 아닙니까.”

김문수 위원장이 이날 울산을 찾은 공식 명분은 김문찬 울산의대 교수와 홍종필 전 시의원 등 4명이 공동대표 직을 맡고 있는 ‘울산창조포럼’이 주최한 ‘명사 초청 특강’ 때문이었다. 김 위원장의 특강 주제는 ‘내가 꿈꾸는 대한민국’이었고, 참석자는 울산대 학생과 지역주민이었다. ‘지역주민’ 속에는 ‘재울 영천향우회’ 회원들도 같이 들어있었다.

<김정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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