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개념 더 넓혀야
우리 주권 지키는 모든 일이 ‘안보 대상’
국가 안보개념 더 넓혀야
우리 주권 지키는 모든 일이 ‘안보 대상’
  • 정종식 기자
  • 승인 2014.12.09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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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덕 울산팔각회 신임 총재
 

-북한은 당연히 안고 가야 할 문제

-통일문제 독일과 연관짓기 보다

-주변국 휘둘리지 않고 평화통일 이뤄야

"일부 젊은이들의 좌편향… 세월 지나면 해결 될 것"

“내년은 광복 7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에 팔각회 정체성에 걸맞는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독도사랑 수영대회’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이 아니라 민간단체 행사인 만큼 시행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통일음악 합창대회도 괜찮고요” 내년에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그만큼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런 일은 작은 일이 아닌데 해 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회원들의 뜻을 모아 총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1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최성덕(사진) 팔각회 총재를 8일 만나봤다. 그의 내년 캐치프레이즈는 ‘화합과 소통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팔각인’이다.

독도 영토문제는 팔각회 정체성과 좀 다른데 만일 거기서 수영대회를 개최한다면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최 총재는 안보의 개념을 너무 좁게 설정해선 안된다고 했다.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권과 관계되는 모든 일이 안보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비록 외교관계를 맺고 있어도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는 대상은 국가안보 개념에 포함된다는 논리다. 그의 이런 주장은 한국 통일을 바라보는 주변 국가들의 계산을 겨냥하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다. 부연 설명을 요구하자 그는 “혹자는 우리 통일을 독일과 연관 짓기도 하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동·서독은 주변 국가들에 휘둘리지 않고 제 목소리를 냈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주변 강대국들이 통일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그러니 안보개념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당연히 우리가 안고 가야할 문제다. 오히려 나는 제3국을 더 경계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통일은 북한 정세에 달려 있다는 말도 덧 붙였다. 북한 내부에 변화가 생겨 중국처럼 개혁·개방정책을 취하면 자연스레 남북교류 물꼬가 트일 것이고 그러면 결국 ‘1국 2체제’ 형태를 취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그런 과정을 통해 ‘흡수통일’이 아닌 ‘평화통일’로 흘러갈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 내부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최 총재는 “북한은 조선왕조 체제와 똑같다. 21세기에 3代가 정권을 물려받는 세습체제가 있을 수 있느냐. 김정은이 밑에도 노련한 인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김정은을 어떻게 볼지는 상상하고 남는다”고 했다. 당장 통일이 되는 건 어려울지 모르지만 김정은 체제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북한 이탈 주민들에 대한 지원정책도 일부 수정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탈북 주민들이 정착지원금에만 매달려 생업에 대한 자활의지를 갖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때문에 무작정 정착금을 지원하기 보다 이들이 ‘살아 보겠다’는 의식을 갖도록 프로그램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탈북 주민단체 사무장을 만났는데 탈북 여성들이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하더라. 그러니 갈 곳이 빤하지 않나. 유흥업소 쪽으로 빠지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이어 탈북자 브로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톤이 갑자기 높아졌다. “하나원(북한 이탈주민 보호거주지)에서 나오면 브로커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정부가 이탈주민들에게 주는 정착 지원금을 빼앗아 간다고 한다. 목숨을 걸고 조국에 왔지만 이런 나쁜 사람들 때문에 그들이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법을 만들어서라도 이런 폐악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총재는 우리 젊은이들의 안보의식에 대해선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6·25를 ‘북침’으로 아는 청소년들이 있다더라. 한심한 일이지만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요즘은 대학에서 좌편향 학생회장 후보들은 선거에서 맥을 못 춘다고 하더라. 종북 세력들은 더 이상 우리사회에 존재하기 어렵다. 실제로 북한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집단이다.”

그는 국가안보와 빈부격차는 별개라고 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빈부격차 ‘제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노력 여하에 따라 격차를 줄일 순 있지만 완전히 없앨 순 없다고 한다. “물론 통치 기간 중 잘못된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만큼 살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도 공과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정부 정책을 비판할 일만은 아니다. 지난 산업화 시대에 발생한 과오를 체제부정에 이용하려는 것은 큰 잘 못이다. 나는 이 부분 때문에 선거 때마다 자식과 다툰다.”

젊은 층의 좌편향에 대해서도 그는 “너무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20~30대들의 변화과정을 보면 나라의 장래는 밝고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진보적인 젊은 층들이 40~50대에 접어들면 대부분 보수로 바뀌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사회생활을 해 봐야 안다. 우리는 자본주의 국가다. 노력하는 것만큼 가져가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다” 그러나 극소수의 좌편향적 진보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게 문제라고 했다.

다른 안보단체는 국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지만 팔각회는 순수 민간기금으로 운영된다. 회원 월 회비, 임원회비, 총재 기부금 등으로 단체를 이끌어가는데 팔각회 산하 26개 클럽이 1년에 240만원씩 내는 걸로는 어림도 없다. 올해 보훈의 달 행사, 군부대 장병 위문 등 각종 행사에 지출된 비용만 3~4억원에 이른다. 모자라는 부분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옆에서 “총재 몫”이라고 했다. 그래서 대략 얼마쯤 되느냐고 물었지만 최 총재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다른 봉사단체들에도 참여했지만 ‘정체성이 뚜렷해’ 2004년 팔각회에 참여한 사람이다. 나서서 빛나기보다 숨어서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인생관이 뭐냐고 물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항상 도전하는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그가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존경하는 이유를 알만 했다.

글=정종식 기자·사진=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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