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설계의 전제조건
제2의 인생설계의 전제조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2.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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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60년대 살기 어려웠던 시기에 태어난 세대들이 정년을 했거나 정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들은 산업 역군으로서 갖가지 어려움을 딛고 땀 흘려 열심히 일한 결과 현재 먹고 사는 걱정은 별로 없게 됐다. 부모 세대들이 가난해 어린 시절 못 먹고 배우지 못한 게 한이 돼 자식들은 잘 먹이고 남들처럼 공부시키고자 열심히 살아온 것도 바로 이 세대들이다. 그렇게 자신을 희생해 가며 자녀들 공부 시키고 결혼 시킨 결과 정작 자신들은 빈 털털이가 된 것도 바로 이 ‘베이비 부머’들이다.

그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을 자식들 뒷바라지에 써버린 이들은 은퇴 후 노후생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 필자의 경우 한 평생 직업군인으로 살기로 마음먹고 육군3사관학교에 입교했다. 하지만 교육을 마치고 임관해 실무부대에 근무해 본 결과 군대생활이 당초의 생각과 달리 적성에 맞지 않았다. 어차피 군대생활을 계속하지 않을 것 같으면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적응해 살기로 결심하고 의무 복무기간을 마친 뒤 전역했다. 다행히 필자는 당시 예비군과 비상계획 관련 업무를 담당할 예비역 장교로 채용돼 울산의 대기업에서 정년퇴직 때까지 근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지금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 60세에 정년퇴직해도 남은 인생동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노후 준비가 잘 된 사람들이야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겠지만 자식들 뒷바라지 하는데 삶을 바친 사람들은 인생 2막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본인의 특기도 살리고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퇴직하기 이전과 동일한 일자리 찾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니 눈높이를 낮추어 새로운 직장을 갖는 것이 낫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무위도식하는 것 보다 취미생활이라도 해야 한다. 동호회에 가입해 하고 싶은 것을 배우고 사회봉사 활동도 하는 게 삶의 질을 높인다. 노인복지관이나 가족문화센터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 중에는 적성에 맞고 지식도 향상 시키며 여가 활동도 겸할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필자는 무엇보다 건강관리를 권하고 싶다. 은퇴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건강이다. 헬스, 등산, 테니스 ,수영, 자전거 타기 등 하고 싶은 운동을 꾸준히 해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건강이 좋지 않으면 본인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된다.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가정이 위기에 처하는 사례들을 흔히 볼 수 있지 않는가.

2026년이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8 %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인구 10명 당 2명은 노인인 셈이다. 생산가능 인구가 부족해 기업체에서 일손 부족현상이 심각해 질 것이다. 노인복지시설을 확충하는 데도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50~60대 들은 제2인생 설계에 나서야 한다. 젊은 시절에 자신이 부모님 모시고 자식들 뒷바라지 했지만 앞으로 후세들이 그렇게 노인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지는 의문이다. 늙고 병들어 자식들로부터 외면받지 않고 살려면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사는 방법을 지금부터 강구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건강 챙기기이다.

<전대원 재울 3사관학교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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