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 오룡호 침몰’ 밤샘수색에도 추가구조 없어
‘501 오룡호 침몰’ 밤샘수색에도 추가구조 없어
  • 김종창 기자
  • 승인 2014.12.0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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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퇴선명령 제때 못했다”
지난 1일 오후 2시20분께(한국시간)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주 인근 서베링해에서 조업 도중 침몰한 사조산업 소속 명태잡이 어선 ‘501오룡호’ 실종 선원 52명의 소식은 밤샘 구조와 수색작업에도 들려오지 않았다.

‘501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이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부산지사에 마련한 사고대책본부 측은 “사고해역에서 선박 4척이 밤샘 구조·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실종된 선원을 추가로 찾지는 못했다”고 2일 밝혔다.

사고대책본부에는 사조산업 직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수색 중인 선박의 위성전화를 이용해 구조·수색작업 상황을 파악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사조산업 측은 이날 부산지사에서 오룡호 침몰사고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오룡호 고기 처리실에 어획물을 넣는 작업을 하던 중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오면서 배수구가 막혀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며 “선원들이 배를 세우려고 노력해 어느 정도 복원됐다고 판단, 펌프로 배수 작업을 했으나 갑자기 배가 심하게 기울어 퇴선명령이 떨어지고 선원들이 탈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종선원 가족들은 대책본부에 모여 가족의 생환을 기원하며 뜬눈으로 밤을 보내며,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2일 오전 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 임원들이 사고와 수색·구조작업 상황을 브리핑 한 자리에서 실종 선원 가족들은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나서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4시간 이상 여유가 있었는데 선사에서 퇴선 명령을 제때 하지 않고 선원구조 준비도 제대로 못 해 참변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부산 감천항에서 출항한 ‘501오룡호’는 이달 말까지 명태 조업기가 끝나면 부산 감천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사고대책본부 측은 “현재 사고 수역에서 러시아 선박이 지휘하고 있는 수색·구조작업은 4마일을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눠 선박들이 수색을 벌이고 있으나 파도가 높고 수온이 낮아 수색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근 선박들에게 사고현장으로 이동해 함께 수색·구조작업을 하도록 지시해 3척이 사고 해역으로 향하고 있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룡호에는 한국인 선원 11명과 함께 러시아 감독관 1명, 인도네시아 선원 35명, 필리핀 선원 13명 등 총 60명이 승선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 선원 7명과 한국인 선원 1명 등 8명이 구조됐으나 한국인 선원은 저체온증으로 구조 직후 사망했다.

사망한 한국인 선원의 신원은 선사에서 확인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외국인 선원 7명의 국적은 러시아인 1명, 필리핀인 3명, 인도네시아인 3명 등이다.

외교부는 사고 발생 즉시 대책반을 구성하고 주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 등 현지 공관을 통해 러시아 국경수비대 및 극동비상사태부 등 관계 기관에 수색과 선원 구조 작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구조 및 사후 수습을 위한 합동 대책회의’를 열어 선원 구조 방안을 논의하고 최대한 신속한 구조를 위해 총력 대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침몰한 ‘501오룡호’는 건조된지 38년된 노후 선박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 자료에 따르면 침몰한 ‘501오룡호’는 원양어선으로 분류되는 1천500t 이상급 배다.

이 배는 1976년 1월 1일 스페인에서 건조됐다. 사조산업은 스페인에서 무려 34년을 운항하던 선박을 2010년 사조산업이 러시아와 합작으로 인수했다.

러시아와 합작으로 인수해 러시아 국적으로 운항하던 선박은 지난 2월, 단독으로 인수하면서 국적이 바뀌었다.

오룡호 한국인 선원 명단 ▲김계환(선장·46) ▲유천광(1항사·47) ▲김범훈(2항사·24) ▲김순홍(3항사·21) ▲정연도(갑판장·57) ▲최기도(갑고수·60) ▲김치우(기관장·53) ▲김영훈(1기사·62) ▲이장순(조기장·50) ▲김태중(냉동사·55) ▲마대성(처리장·56)

부산=김종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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