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경제위기를 타개할 것인가
누가 이 경제위기를 타개할 것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1.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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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조짐은 훨씬 전부터 있었다. 정확한 진단으로 미리 대응했어야 했는데 정부는 ‘경제가 나쁘다’는 말 보다 ‘경제를 살린다’는 쪽에 치중해 왔다. 사실 그 보다는 모든 국민이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현재 상황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쪽을 택했어야 옳았다. 툭하면 던지는 한 두 번의 담화문을 소통하는 방법으로 여겼던 것이 큰 잘못이다.

지금이라도 ‘한번 말 했으면 됐지 뭘 또 하느냐’는 식의 권위주의적인 발상을 버리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음에도 막연히 ‘잘 되겠지’하는 기대감만 불어 넣어서야 되겠는가.

각 경제 주체들이 모두 긴장하고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강력한 대책을 세워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위기를 자각하도록 하고 생산현장에서는 지금보다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둘러보면 우리 주위는 첩첩 산중이다. 북한의 위협과 폐쇄성, 형편없는 경제상태, 최근 유엔이 결의한 북한 인권문제는 분명히 우리 경제발전에 크나큰 장애물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은 이념논쟁을 거듭하면서 경제위기 타개를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다.

어느 국가이든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잘 살 수가 없다. 현 정부 출발이후 약 2년 동안 계속된 야당의 정쟁으로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정치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국회의원이 나라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해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듯이 보인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행정부 사람들을 마치 죄인 다루듯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들이 기를 쓰고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 이유를 알만 했다.

정치는 감성의 비즈니스이고, 경제는 이성의 비즈니스라고 한다. 정치는 우 뇌 활동이고, 경제는 좌 뇌 활동이란 말이다. 정치는 나라의 내부문제가 대부분이지만, 세계화시대에서 경제는 세계를 상대로 하는 우리 전체의 문제이다.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 우리가 살아남을 것인가가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다. 이런 시대에 정치인들이 할 일이 뭐겠는가. 국민들이 자신들의 일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일의 질을 세계최고로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전 국민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다.

세계화시대에는 생산 요소가 이동한다. 노동력이 이동하고, 자본이 이동한다. 단기 투기성 자본인 핫 머니(Hot Money)가 주식 시장을 교란하기도 한다. 영원한 블루 오션(Blue Ocean·경쟁 없는 유망시장)은 없다. 모든 것이 경쟁이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대부분은 레드 오션(Red Ocean·잘 알려져 있는 산업, 즉 경쟁 산업)이다. 이는 블루오션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붉은(red)피를 흘려야 하는 경쟁시장에 있음을 말한다. 모든 산업의 백화점이라고 일컬어지는 중국과 가격 경쟁력에서 뒤지지 말아야 하고, 선진국과는 품질에서 뒤지지 말아야 생존할 수 있는 게 우리의 처지다.

기업이 망하는 것도 한 순간이고, 국가경영이 방만해 국가가 부도나는 것도 한 순간이다. 우리는 이미 겪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는 어렵다. 때문에 병이 더 짙어지기 전에 생명을 살리는 것이 최선이다.

누가 이 어려운 경제위기를 타결해줄 것인가. 각계각층의 지도자들 일까. 아니면 ‘혁신’을 입에 달고 다니는 정·관·기업일까. 아니다.

지금의 위기가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하는 모든 국민들이 그 주인공이다.

<서태일 울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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