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오일허브, 국가미래 성장 동력 될 것’
‘동북아 오일허브, 국가미래 성장 동력 될 것’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1.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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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열 항만공사 사장… “각종 규제완화하고 외국인 정주여건도 조성해야
울산항만, 미래 먹거리 사업 될것… 시민 성원 당부”
“지금까지 울산 경제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제조업이 주도해 왔다. 하지만 선진국에선 이미 성숙돼 포기한 것들이다. 우리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하는데 울산은 항만 산업이다.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 그는 인터뷰 시간 대부분을 오일허브 유치 쪽에 할애했다. 지난달 취임한 울산항만공사 강종열(사진) 사장을 17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조직개편안이 발표됐다. 직접 착안한 것인가.

“오기 전에 몇 가지 선택이 있었다. 어떤 관점에서 결정하면 좋겠느냐고 직원들에게 물어서 결정한 것이다. 사장이 너무 자세히 알면 직원들이 자율성을 가질 수 없다. 항만공사 운영도 일종의 기업관리다. 최고 경영자는 전체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만 하면 된다.”



조직개편에 오일허브팀이 신설돼 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항만공사는 북항의 부지조성, 부두시설을 전담했다. 오일허브의 밑그림을 그려 온 셈이다. 북항에 동북아 오일허브 1단계 사업을 전담할 합작법인이 다음 달 설립된다. 한국석유공사, 보팍, S-OIL, 항만공사 등이 참여해 북항에 52기의 오일탱크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항만공사는 수입의 대부분을 인프라 구축에 투입했다. 합작법인에 지분을 확보해 수익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오일허브팀을 만들었다.”



오일허브 사업을 쉽게 설명해 달라.

“의외로 이 부분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쌀 창고가 있다고 치자. 거기에 쌀만 보관해 두면 장사가 안 된다. 상인들이 몰려와 상거래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장터에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것이고 상인들에게 숙식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어느 곳 쌀값이 얼마인지 알려주는 소식통도 있어야 할 것이다. 오일허브 구축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항만공사가 당장 할 일은 뭔가.

“항만공사가 부지를 마련하면 그 위에 다른 사람들이 집을 지어 장사를 하는 셈인데 우리는 부지 임대료만 받아선 곤란하다. 지난해 말까지 울산항만공사 수입 3천395억원 가운데 80%인 2천702억원을 울산항에 투자했다. 어떻게든 오일허브 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려면 당장 여러 가지 규제부터 완화해야 한다. 오일허브 사업에는 산자부, 해양수산부, 항만청, 항만공사, 울산시 등 여러 기관들이 연루돼 있다. 항만공사가 이 일에 깊숙이 관여돼 있기 때문에 여러 관계기관들을 한 곳에 엮는 중심역할부터 하겠다.”



어떤 규제완화가 필요한가.

“석유류에 대한 규제가 의외로 까다롭다. 지금 같아선 외국투자자들이 선뜻 들어 올 마음이 나지 않을 것이다. 뭔가 장사를 쉽게 할 수 있고 남는 게 있어야 돈을 투자하는 건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똑 같다. 무엇보다 유류를 반·출입할 때 부과하는 관세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 지금은 기름을 들여올 때 관세를 부과하고 수출할 때 다시 돌려준다. 이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나. 보세구역에 저장했다가 나갈 때 관세를 받으면 된다. 금융인프라 구축에도 문제가 있다. 오일허브 전체를 담당하려면 본사 규모의 금융권이 울산에 와야 하는데 지방에 대한 제약이 한 둘이 아니다. 수출용 유류를 브렌딩(다른 유류와 섞는 것)하는 것도 규제 대상이다. 외국으로 나가는 유류까지 간섭할 필요는 없다. 우선 이런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유류를 선물(先物)거래할 때 가격을 평가할 수 있는 국제적 평가기관도 유치해야 한다. 오일허브 안에선 외국환 신고의무도 완화해야 한다. 외국돈을 뭉텅이로 들고 왔다갔다해야 하는데 그 때마다 신고를 해야 한다면 누가 이곳에 들어 오겠나 ”



규제를 완화하면 울산에 어떤 이익이 있는가.

“항만공사로선 오일허브가 활성화 돼 물동량이 많아지면 우선 선박접안료, 입출항료 등 시설 사용료를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항만공사는 공공기관이다. 공익을 중시해야 한다. 남항, 북항에 오일허브가 조성되면 당장 일자리부터 늘어날 것이다. 또 외국인들이 거주하면서 소비하는 비용도 만만찮을 것이다. 세수(稅收)도 크게 늘어난다.”



울산시가 해야 할 일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외국인 투자가들은 상당히 고급 수준의 생활을 한다. 교육, 주택, 문화시설 등 정주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이런 게 갖춰지지 않으면 외국인들이 자칫 부산에 사무실을 두고 출퇴근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서울시가 외국인 유치를 위해 이태원에 외국인 단지를 조성했던 것을 참고로 할 만 하다. 울산시가 항만공사 재정안정을 위해 올해 연말까지 취득세를 감면해 줬다. 내년부터 대규모 부지가 조성되는데 취득세를 내야 할 판이다. 2017년까지 2천800억원의 건설자산이 늘어나는 데 취득세를 2.8% 내야 한다. 우리로선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감면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는 만큼 오일허브 사업이 끝날 때까지 감면받았으면 좋겠다.”



북항에 건설될 탱크 터미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990만 배럴을 수용할 수 있는 탱크 52기가 건설된다. 합작법인의 총 투자금은 6천222억원이고 이 기운데 70%는 회사채 또는 기획상품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차입하고 나머지 30%는 참여사들이 현금 출자한다.”



2단계 사업인 남항은 어떻게 구축될 건가.

“북항이 주로 석유제품을 다루는 반면 남항은 원유를 저장하게 된다. 규모면에서 남항이 훨씬 크다. 북항만으론 오일허브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2단계 사업에는 타당성 조사부터 참여할 계획이다. 석유공사와 조사비용을 반반씩 부담할 것이다. 남항 오일허브 인프라 구축은 2016년 말에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남항 부두시설과 부지조성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데.

“1조 748억원이 들어간다. 항만공사가 기반시설을 하기 위해 이 중 약 4천3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울산항만공사 재정능력으로 감당하기 힘들다. 자칫 부채가 늘어나면 재무구조 안정성과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국가가 부담해 주길 바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울산의 제조업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울산항만이 울산 미래 먹거리 사업이 될 것이다.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바란다. 특히 동북아오일허브 구축은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업이다. 국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글=정종식 기자·사진=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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