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나
내 안의 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1.17 2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가요의 한 소절이 유난히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상담을 통해 또는 이런저런 일들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유행가 가사가 바로 이것이다.

나 또한 ‘참 나’를 잘 모른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자주 든다. 그래서 남은 인생의 많은 시간들을 ‘마음공부’하는데 투자해볼까 생각하기도 한다. 어느 책에선가 언뜻 보았는데 ‘내 마음도 내가 아니고 참 나 는 또 다른 나’라고 적혀 있었다.

내 마음 나도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오히려 내가 위로받고 조언을 얻기도 한다. 머리로는 되는데 마음이 통제가 안 돼 방황하는 젊은이들,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픈 갈등 속에서 조언을 구하는 학생들, 오로지 자식의 행복만을 위해 살지만 가끔씩 제대로 가고 있는지 혼돈스러워 하는 어머니들, 가족을 위해 오로지 한 길만을 바라보고 달려오다 문득 허망한 생각이 든다는 아버지들을 보면 오히려 내가 얻는 게 더 많다.

우리네 모습들은 비슷비슷, 거기서 거기이다. 소소한 행복 앞에서 천하를 얻은듯하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칼바람처럼 느껴져 아파하기도 한다. 이럴때 흔들리는 마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지혜로운 분들의 책을 읽고 앞서간 사람들의 조언도 구하고 먼저 경험한 사람들과의 교감을 통해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미숙한 인간이기에 늘 탐구하고 고민하고 사색하는 자세는 꼭 필요한 것 같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오르락 내리락 감정변화가 심했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감정이 상승할 때와 급하락 할 때를 주시하면서 마치 남을 상담하듯 스스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충고하고 조언하게 됐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조절하게 됐는데 지나고 보니 그것이 ‘참 나’를 궁금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 오히려 내가 먼저 도움을 받았다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사람이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하고 타인을 보면서 나를 만나게 되고, 나를 만나면서 한 걸음 더 성숙해지는 것이 인생인가보다. 내 안의 나를 좀 더 자주 만나고 더 많은 나를 찾아보고 보살펴야 할 것 같다. 묵묵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들도 누구 할 것 없이 한 두 가지 크고 작은 갈등은 안고 있다. 내가 위로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 또한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더 세상은 빠르게 변화될 것이며 영원할 것 같았던 것들도 언젠가 흔적 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변화를 두려워만 해서도 안 되겠지만 거기에 너무 편승해 진정한 ‘나’를 잃어버리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나간 시간들을 좋은 경험으로 삼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의 계기부터 만드는게 좋다. 거창한 계획보다 실천가능한 일부터 해보자. 내가 궁금해진다. 나는 누구일까.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진짜 궁금해진다. 지금 당장 나를 만나보아야겠다. 내 안에 있는 나를 만나서 진심으로 위로하고 사랑하고 보듬어주고 그리고 함께 인생을 마무리하자고 손을 내밀어야겠다.

<이미화 한국다문화희망협 울산지부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