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단지 개발에 대한 제언
울산 산업단지 개발에 대한 제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1.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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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울산·미포·온산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요 산업도시다. 항만을 중심으로 해안지역에 대규모 제조공장이 들어서 있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의 성장을 가져왔다. 그동안 이런 제조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산업단지는 주로 국가발전전략에 따라 항만과 해안, 지형 등을 우선적인 입지 조건으로 채택해 조성됐다. 하지만 대기질 및 토양 등 환경오염의 문제, 제조업에 편향된 산업구조 문제, 해안친수 공간을 시민이 아닌 생산기능에 빼앗겨 버린 문제, 주거 및 산업용지의 토지이용 불균형 문제 등이 경제성장과 함께 제기되면서 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재검토가 전반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2000년대 이후부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으로 경주되기 시작했다. 울산시가 주체가 된 일반산업단지의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지역 내 연관 산업을 육성하고 미래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신산업의 육성과 제조업 뿐 아니라 연구·개발기능 및 산업서비스기반 확충을 위한 산단조성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 정책에서 지역중심의 발전전략이 수립되기 시작하였으며, 과거 국가 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성장전략이 지역화 돼 지역이 독립적으로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어야하는 시대적 상황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크게 변한 산업환경도 한 몫하고 있다. 과거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온 산업체는 주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전통적 장치산업으로 제조업 중심의 대규모 사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제조업체들이 생산여건과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라 융·복합 산업, 첨단산업, 창조산업 등으로 산업 전략을 바꾸면서 전통적 산업단지 개발과는 다른 수요를 낳게 됐다.

일예로 과거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거지와 떨어진 곳에 산업단지를 개발했으나 최근에는 인력확보가 쉬운 도심인근지역에 개발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장치산업에서 소규모 첨단산업으로 산업구조가 바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연구개발, 기업서비스 기능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융복합 산업단지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을 위한 원료공급과 생산품의 배송, 임금 등에 따라 산업입지가 결정되던 것이 고품질의 인력공급, 기술개발환경의 확보, 도시서비스 확보 용이성 등으로 입지조건이 세분화되고 있는 것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 문화, 복지, 연구개발, 편의기능 등 여러 가지 정주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 첨단업종의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인력공급이 용이하고 주거, 상업, 문화공간이 연구, 산업공간과 함께 융·복합될 수 있는 곳이 되는 적지(適地)로 꼽히게 됐다. 또 과거에 개발됐던 산업단지가 시설의 노후화와 업종의 변경 등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노후 된 산업단지를 산업구조 고도화와 다양한 기능의 융합에 맞는 재생산업단지로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울산은 지난날 제조업을 위시한 2차산업 중심으로 성장했다. 때문에 2000년대 이후에도 기존 산업과 연관된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쪽으로 산업용지를 확보하려 했다. 그동안 상당수 일반산업단지 개발도 그런 맥락에서 이루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향후 산업도시 울산을 위한 산업단지 개발은 토지의 양적확보가 아니라 도시기능과 조화를 이루는 정주환경을 조성함과 동시에 생산기능과 연구개발, 여가문화, 기업서비스 등 다양한 미래 신산업의 입지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주영 울발연 도시공간 연구실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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