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편안한 ‘집밥’이 그리울때…
집 밖에서 찾은 따뜻한 엄마 손 맛
소박하고 편안한 ‘집밥’이 그리울때…
집 밖에서 찾은 따뜻한 엄마 손 맛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4.11.16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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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시례동 ‘흙과 나무’
 
▲ 한상 차려진 토속 정식. 보리밥 나물 비빔밥과 함께 갖가지 나물, 밑반찬 등이 어우러진 소박한 밥상이다.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 먹고나면 속이 편안하다.

‘엄마’ , ‘손맛’, ‘따스함’. 집밥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밖에서 맛있는 밥을 먹어도 항상 그리운 것은 엄마가 해준 따끈따끈한 밥이다. 엄마 손맛이 묻어난 소박한 상차림. 거기에 특별한 기억이 더해진다면 더더욱 잊지못하는 것이 집밥이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한끼라도 제대로 먹어야 하는게 한국인이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집밥’이 유행이다. 집에서 먹었던 그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밥을 먹기 위해 찾아다닌다.

‘집밥’을 먹으면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우리의 장은 편안함을 느낀다. 사먹는 음식이 우리를 유혹하지만 그것도 하루이틀. 많은 이들이 소박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집밥’에 열광하고 있다. 집밥을 파는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제철 재료와 갓 지은 밥이 나오는 소박한 ‘집밥’을 파는 곳을 소개할까 한다. 직접 기른 채소들로 반찬을 만들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천연 효소로 맛을 내 깔끔하면서 정갈한 맛이 더해진다.

북구 시례동에 위치한 이곳 ‘흙과 나무’는 소박한 밥상을 차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국내산 재료임은 물론이고, 채소들은 직접 키운 것만 사용한다. 메뉴는 단촐하다. 1인 밥상(정식)이 주메뉴다. 흔한 고기 하나 없는 밥상이지만 보리밥과 나물, 시래기 된장국, 그리고 밑반찬 여덟가지(황태구이, 깻잎 장아찌, 매실 장아찌, 두부, 김치, 깍두기, 우엉튀김, 쌈채소)가 곁들여져 나온다.

이렇게 모여 집에서 먹는 것 못지 않은 소박하면서도 정성스러운 한 상이 차려진다.

보리밥을 갖가지 나물과 함께 강된장을 넣어 스윽 비빈다. 이곳에서 직접 짜낸 참기름도 듬뿍 넣는다. 이 모든것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의 맛을 낸다. 아삭아삭 식감이 살아있는 나물들과 강된장의 구수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입맛을 돋워낸다.

김치는 심심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내고, 깻잎과 매실 장아찌는 밥도둑이다. 보리밥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어도 속이 편안했다.

색다른 맛을 즐기고자 ‘이색전’을 주문했다. 부추전과 녹두전이 함께 나왔다. 밀가루를 넣지 않은 녹두전은 김치의 식감과 어우러져 녹두의 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녹두전 특유의 묵직한 맛이 일품이어서 막걸리가 한잔 생각났다. 손맛이 좋아서인지 모든 그릇을 싹싹 비워냈다. 마지막에 숭늉 한 모금으로 식사를 마쳤다.

 

 
▲ 북구 시례동에 위치한 흙과 나무 외관 모습. 한옥의 고풍스런 멋을 구경하는 것은 덤이다.

이토록 뻔하지만 알고보면 찾기 어려운 맛이다. 과하지 않아 자꾸 생각나는 맛을 ‘흙과 나무’에서 찾아볼 수 있다.

5년동안 한곳에서 묵묵히 한가지 메뉴로 울산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한끼 제대로 먹었다’, ‘엄마 밥이 그립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꼭 가볼만한 집이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을 모시고 가기에도 괜찮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진 않아도 푸근한 매력으로 우리 입맛을 끌어당기는 집밥. 올해가 가기전 소중한 사람들과 입맛과 건강 모두 만족시켜줄 집밥을 먹어보는건 어떨까.

글·사진=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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