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읍성 탐방사업을 마무리 하며
울산 읍성 탐방사업을 마무리 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1.0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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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학성도호부가 있는 중구 원도심에는 근대문화유산과 관련된 자원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최근 들어 대학, 향토사 연구소 등 각계각층이 그 흔적을 찾으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동헌, 울산읍성 등 어느 정도 흔적이 남아 있는 유산 외에는 도시가 변모하는 과정에서 소멸돼 버린 것들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 한 예가 1962년 광역시 승격 이전까지 울산시 청사로 사용됐던 옥교동 구 읍사무소다. 1900년대 초 건축양식으로 지은 이 건물은 보존할 가치가 충분함에도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지금은 거저 사진이나 어른들의 구전으로 어림짐작해 알 수 있을 뿐이다.

그 동안 울산은 공업도시로서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문화현실은 매우 삭막했다. 그나마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성을 깨닫고 진정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이다. 울산읍성 탐방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배움의 기쁨에서 나눔의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문화유산 해설사 양성과정에서 배출된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2013년부터 평생학습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원도심 문화 바로 알기‘ 울산 읍성탐방사업’이 시작됐다. 미흡하지만 우리 문화유산의 진정성을 찾고자 2007년부터 기획하여 진행한 ‘문화유산 해설사 양성 과정’ 프로그램을 통해 울산의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발굴 보존, 연구하게 된 것이 그 작은 시발점이었다. 처음엔 아이들을 데리고 동헌이나 문화재에 나들이 가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교양강좌 정도로 시작됐는데 어느덧 8년의 세월이 흘러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5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게 됐다. 또 수료생 중 일부는 현재 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인문학강좌로 성장했으며 그 연구와 활동 또한 열정적이라고 자부한다.

기존 성인들의 강사 양성이 정착할 쯤에는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울산의 문화를 알려주고 지역에 대한 정주의식을 높이기 위해 ‘울산읍성탐방 프로그램’도 새롭게 만들었다. 탐방 코스는 동헌-양사초등학교-서문지-북문지-울산기상대-해남사-동문지-옥골새미-태화서원-남문지(시계탑)-울산초등학교-북정공원을 순회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단순 울산읍성을 탐방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유산해설사가 동행해 읍성의 지형과 둘레 길에 대한 문화적 가치를 곁들여 설명한다.

또 둘레 길을 탐방하면서 오물 등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도 함께 한다. 그야말로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현장 학습의 장과 환경의 중요성을 동시에 익히게 한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중구 원도심에서 우리가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유산은 무엇일까. 이런일은 관공서에서 행정적인 지원이나 투자를 한다고 해서 되는 일만은 아니다. 우리 문화는 우리들이 계승해야 할 몫이며 우리가 지켜야하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가꾸고, 복원해 우리고유의 것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울산읍성 탐방 프로그램은 나름 뜻 깊은 사엄이었다. 그 동안 울산읍성 둘레길 탐방 프로그램은 매번 정원 40명 신청을 마감하는 등 지역 주민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분들이야 말로 진정 중구 문화유산을 사랑하고 간직할 사람들임을 필자는 프로그램 과정에서 확인했다. 관심을 보여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2015년에는 보다 알찬 내용으로 울산읍성 탐방 프로그램을 꾸려 갈 것이다.

<김성연 중구 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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