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효율’
삶과 ‘효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0.2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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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대학구내에는 북카페, 은행, 우체국, 문구점 등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상점이 여러 개 있다. 필자가 자주 들리는 곳은 그 중 PC 마우스 패드(받침대)를 파는 문구점이다. 왜냐하면 편리한 패드가 많이 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날로 최신형이면서 물건의 질도 좋고 다행히 값도 싸다. 게다가 업무능률에 신선한 맛도 있고 해서 자주 교체하게 된다. 목적은 어디까지나 하는 일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메모지 한 장, 볼펜 하나라도 업무에 효율적인 것이라면 발품을 팔아서라도 빨리 구입하는 습관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미국 미시시피 강변 조그마한 도시에서 유년기를 보낸 ‘마크 트웨인 ‘은 개구쟁이 ‘톰 소여’의 모험을 멋지게 그린 유명한 동화작가다. 그 작품은 다분히 미국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찬가이어서 필자는 더욱 그 작가를 좋아한다.

그는 평생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그중 어느 날 긴 연설문과 짧은 연설문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답한 적이 있다. 그 대답에서 ‘연설문은 핵심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 했다. 이유는 짧고 간단할수록 강력한 연설문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새삼스레 비슷한 시기의 ‘아이젠하워와 맥아더’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아예 아이젠하워를 대통령으로, 맥아더는 장군으로 부르는데 두 사람을 비교해 보면 흥미롭다. 아이젠하워는 육사에 입학할 때 두 번이나 낙방하고 졸업할 때는 평균 이하의 성적이다. 그에 반하여 맥아더는 단번에 육사에 입학하고 더욱 수석졸업까지 한 수재형이다. 또한 아이크는 민주적 리더십의 소유자임에 대하여 맥아더는 뛰어난 전략가다. 그러나 그들 전체의 삶을 비교해 보면, 맥아더는 전반기에 성공적이었지만 대기만성형인 아이젠하워는 후반기에 성공한 인물이었다. 이유는 많은 공적을 이룬 것은 물론 다음과 같은‘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안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을 8년간 재임한 그는 평상시 자기 집무실의 책상서랍을 네 개로 분류하여 효율적으로 사용했다고 하는 사실이다. 즉 나라일을 할 때 ‘중요한 것과 부수적인 것’을 구분했다. 그것을 또 ‘긴급한 것이냐, 중요한 것이냐’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해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 그리고 타인에게 맡겨도 되는 일’로 구분하여 효율적으로 정리정돈을 한 것이다.

그 이후의 미국대통령들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관습적으로 이 방식을 취했다고 하니 훌륭한 발명품을 개발한 과학자나 뭐가 다름이 있겠는가? 소위 아이젠하워의 ‘THROW 법칙’를 말한다.

상세히 내용을 보자. 서랍의 T박스에는 ‘필요 없거나 더 이상 진행할 의미가 없는 서류(Throw away)’를, H박스에는 ‘내가 하기 보다는 나보다 더 적임자에게 넘겨줄 서류(Han d over)’를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R박스에는 ‘지금 당장 실행할 업무 문서(Right now)’를, O박스에는 ‘계획을 수립해 순차적으로 실행할 업무 문서(Order)’를 넣는 것이다. 결국 W라고 하여 위의 4가지 법칙에 따라 문제를 풀어 나간다면, 모든 업무를 ‘효율적으로(Worry a problem out)’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간단히 말하면 ‘버릴 것, 보관용, 중요문서, 계륵’으로 나누어 처리한다는 말이다. 이 원칙은 또한 재능이나 적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절대 필요한 것이다.

누구든 지금 당장 사무실이나 집안의 구석구석에 있는 물건을 모두 끄집어내어 한번 실행해 보자. 나라일, 직장일, 가정사, 사적 일을 이 방식으로 실천해 보면 한층 더 살맛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이것 또한 삶의 행복에 첩경이 될 것이다.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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